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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불에 구운 노릇노릇한 곱창
채운동 '삽교곱창'

생곱창과 묵은 김치…33년 이어온 원칙
꼴뚜기젓갈 한정 판매…“정성 들여야 맛있어”
박경미l승인2020.11.20 21:36l(13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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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평 남짓한 삽교곱창(대표 김흥태)은 1987년 문을 열었던 당시 그 모습 그대로다. 갈색의 괘종시계와 뚱뚱한 브라운관 텔레비전, 가운데에 구멍 뚫린 둥근 테이블, 그리고 손때 묻은 의자까지 삽교곱창에 들어서면 마치 과거로 돌아간 것만 같은 짙은 향수가 느껴진다. 지난 33년 동안 이어진 긴 세월을 간직한 삽교곱창은 음식 맛도 그 시절 그대로다.

예산에서 태어나 당진에서 자란 김 대표는 군 제대 후 직장을 다니다 당진 사람들이 곱창을 먹기 위해 예산까지 가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당진 사람들이 가까운 곳에서 삽교곱창을 즐길 수 있도록 ‘삽교곱창’을 문 열었다. 김 대표는 “당진천에 일교다리 하나만 있었을 때부터 삽교곱창을 운영했다”며 “삽교곱창 외에는 주변에 가게가 아무것도 없어 해가 떨어지면 매우 어두웠다”고 말했다. 

연탄불에 굽는 곱창구이

삽교곱창의 메뉴는 국내산 돼지곱창을 사용한 구이와 찌개, 단 두 가지 뿐이다. 김 대표는 이른 아침 가게로 출근해 생곱창을 씻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잘 씻은 곱창을 먹기 좋게 잘라 연탄불 위에 올리면 고소한 곱창에 연탄불 향이 배면서 노릇노릇 하게 구워진다. 기름기가 빠져 담백하고 쫄깃한 곱창은 무엇보다 꼴뚜기젓갈과 함께 먹는 게 최고다. 짭조름한 젓갈이 곱창 맛을 더 돋우기 때문이다. 꼴뚜기젓갈을 올린 곱창에 술잔을 한 잔 두 잔 비우다 보면 어느새 테이블 옆으로 술병들이 줄지어 세워진다.

곱창과 함께 먹는 꼴뚜기젓갈은 따로 판매까지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그는 “젓갈을 포장해 달라는 손님이 많아 결국 판매까지 하게 됐다”며 “심지어 삽교곱창을 다녀간 한 손님은 강원도 속초에서 꼴두기젓갈을 택배로 주문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곱창구이 뿐만 아니라 얼큰한 곱창찌개도 인기다. 곱창찌개 맛의 비결은 바로 김치에 있다. 고랭지 배추로 담근 김치를 1년 동안 숙성해 사용한다. 여기에 여름이면 깻잎, 겨울이면 냉이를 더해 향긋하면서도 개운함을 더한다. 그는 “곱창찌개는 김치가 맛있어야 한다”며 “수입 배추로 김치를 담그면 금방 물러지고 그 맛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님을 위한 원칙 고수

변함없는 맛을 위해 김 대표는 몇 가지 원칙을 고집하고 있다. 첫 번째는 곱창은 당일에만 사용하는 것이다. 생곱창을 요리하기 때문에 매일 들여온 곱창을 단 하루만 사용하는 것은 절대 깨트릴 수 없는 고객과의 약속이란다. 김 대표는 “오래 보관한 곱창과 신선한 곱창은 맛의 차이가 크다”며 “손님들에게 당일 작업한 신선한 곱창만 선보인다”고 말했다.

두 번째 원칙은 연탄불이다. 과거 맛있기로 명성이 자자했던 예산 지역의 곱창집에서는 대부분 연탄불에서 돼지곱창을 구웠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간편함을 중시하면서 요즘에는 가스불을 사용하는 곳이 많이 늘었다. 그러나 이곳 삽교곱창에서는 개업한 날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연탄불로만 곱창을 굽는다. 그는 “가스불은 화력이 강해 곱창이 겉부터 익어 타는 경우가 있다”며 “반면 불이 은은하게 올라오는 연탄불은 곱창을 속부터 익혀 맛이 좋다”고 덧붙였다.

오랜 세월 동안 곱창 하나만 보고 살아온 김흥태 대표는 무엇보다 시간과 노력을 강조한다. 빠르게 구워 먹을 수 있는 가스불,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수입 재료 등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오로지 ‘맛’ 때문이다. 이전엔 사람들에게 요리법을 전수하기도 했었다는 그는 “요리법을 알려줘도 사람들이 결국 편리함을 좇아 쉬운 방법의 요리법으로 바꾸더라”며 “그런 모습에 실망해 이제는 요리법을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늘도 33년 전 그때처럼 생곱창을 손으로 깨끗이 씻어내고, 연탄에 불을 지피는 김 대표는 “주인이 불편해야 손님에게 맛있는 음식을 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업시간 : 오후 4시~오후 9시까지
■메뉴 : 곱창구이 2만5000원, 곱창찌개 小 1만5000원/中 2만5000원/大 3만5000원, 꼴뚜기젓 1통(500g) 1만 원
■위치 : 서부로 242-1
■문의 : 352-0506


박경미  pkm94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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