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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산]해동 기악의 명산 청량산

여러 기암 봉우리는 활짝 핀 연꽃이요 연꽃 속의 꽃술이 바로 청량사여라 당진시대l승인2001.03.19 00:00l(3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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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산

해동 기악의 명산 청량산
여러 기암 봉우리는 활짝 핀 연꽃이요,
연꽃 속의 꽃술이 바로 청량사여라

우리나라 3대 기악의 절경지인 청량산(870m)은 깊은 산중에 청초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누가 알까 두려워 숨어있는 듯한 천혜의 기암절경의 산이다.
굽이쳐 흐르는 충주호의 강변따라 이어지는 36번 국도를 타고 아직 녹지 않은 흰눈을 바라보며 험준한 죽령고개를 지났다. 영주, 봉화에 도착해 26㎞의 낙동강변과 협곡을 타고 올라가니 육각정자자 서있는 청량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경사진 오르막길 산허리를 안고 돌아서서 백설을 머리에 얹고 몸부림치다 하얀 맨살을 드러내고 서있는 소나무 향기 그윽한 숲을 지나 청량사로 오르니 바위산이면서도 여느 산 못지않게 잎 떨군 나무숲이 청량산의 심오한 정취를 주는 듯하며 나무가지 사이로 새어나온 해살과 새들의 노래소리가 더욱 신선하게 느껴진다.
사찰 뜰에 서니 가파른 산 사면에 둥근 암주와 암봉 8개가 사찰 위로 서 있으며 그 암봉들이 신이 만들어 놓은 태고의 신비가 살아 숨쉬는 듯하다. 청송의 주왕산과 청량산, 그리고 진안의 마이산이 해동 3대 기악이며 인간이 흉내낼 수 없는 그들만의 영역이 아닐까?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 나와 흰기러기(白0) / 흰기러기야 날 속이랴마는 못 믿을 손도 화로다 / 도화야 물 따라 가지만은 어부가 알까 하노라.”
이 산을 지극히 아낀 퇴계 이황 선생의 시처럼 누가 알까 두려워 깊은 산중에 혼자만이 가슴에 담아놓고 싶어 숨겨놓은 기암절경의 산이다. 시의 귀절은 지금도 여전히 설득력 있는 듯하며 뭇사람들을 멀리하고자 해동 깊은 산중에 숨어있는 산! 산세가 수려할 뿐만 아니라 사찰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기암 봉우리들이 활짝 핀 연꽃이며 연꽃속의 꽃술이 청량사지다. 터가 좁고 가파른 지형에 자리잡은 사찰이지만 한없이 도량이 넓고 기풍이 넘치는 천하의 명당이다.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3년에 원효대사가 청량사를 비롯한 사찰과 암자를 창건하였으며 한 때는 사암이 30여개 가량에 이르렀다 한다.
소나무 가지가 세개인 삼각 우총을 어렴풋이 스쳐가는 전설을 생각하여 본다. 유리보존과 지불, 공민왕의 친필인 현판을 바라보면서 놓아주지 않는 경치에 한군데만 머물 수 없어 발길을 정상으로 옮긴다. 뒷길 고개의 안부에서 서쪽은 정상인 의상봉으로 향하며 동편은 탁필봉과 자소봉이 이어진다.
60도 가량의 급경사인 골바위 서편을 로프를 타고 내려서서 암벽을 휘감아 도니 암벽과 암벽사이 좁은 경사길을 따라 풍경을 보는 듯 애써 여유를 가져보려고 온힘을 다해보지만 가빠오는 숨은 어쩔 수 없었다.
애마의 잔등처럼 부드러운 안부에 도착해 숨을 고른 다음 다시 서북쪽을 향해 응달의 눈길을 내려서서 다시 위험한 산 사면을 로프를 타고 100m가량 오르니 정상은 기암 위로 흑토가 바닥을 메우며 전망이 잡목에 가려져 있다. 20m을 더 가다보니 저 멀리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 줄기와 정상에서 뻗어 흐르는 주능성과 지능성이 마치 여인의 치마폭처럼 펼쳐지며 ‘보이는 것은 겹겹산이요, 흐르는 건 강물이니 스쳐가는 것 또한 오직 바람 뿐이다“.
하산은 가던 길을 되돌아 뒷길 고개에서 청량사 원점 회귀길을 버리고 동쪽 능선길을 가니 연적봉, 탁필봉, 자소봉의 기암이 수려한 암주와 암봉을 이룬다. 자소봉 정상에 서니 밀려오는 해동의 풍광들이 마치 선계처럼 느껴진다.
자소봉(보살봉)에서 행동서성이라는 칭호를 받은 왕희지 필체를 능가한 신라의 명필 김생이 10년동안 서도를 닦던 김생 굴을 지나고 스님 원효가 대사로 거듭나기 위하여 수도하였다는 옛 정취가 담겨있는 응진전을 거쳐 아홉층의 띠를 두른 절묘한 금탑봉이 서있는 아득한 낭떠러지와 교묘한 등산길을 빠져 입석으로 발길을 향한다.
예나 지금이나 가까운 사람과 단 둘만이 가서 둘만의 가슴 속에 묻어놓고 살짝 돌아와 시치미 떼는 산! 청량산! 이 산이 한 때는 기이한 바위들과 함께 온 산에 부처님의 향기가 넘쳤던 산이다. 짧은 일정 때문에 기약없이 돌아서는 발길이 한없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당진신협산악회 전임회장 박 대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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