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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1.01.11 17:55
  • 호수 1339

[복지 칼럼]김민정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
위드 코로나 시대 패밀리 블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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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듯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이 심리적으로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지난해 11월 23일부터 12월 11일까지 3주간 당진시가족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중 일부를 지면에 소개하고자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에 대해 △감염의 두려움 △걱정의 정도 △정보민감성 △대면불안 △우울감 증가 정도의 5문항을 물었을 때 ‘매우그렇다’와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을 살펴보면, ‘감염의 두려움’을 느끼는 시민은 74.2%, ‘걱정의 정도’를 느끼는 시민은 70.3%, ‘정보민감성’을 느끼는 시민은 68.4%, ‘대면불안’을 느끼는 시민은 66.5%, ‘우울감의 증가정도’를 느끼는 시민은 40.4%로 나타났다. ‘감염의 불안감’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으며 ‘우울감의 증가정도’를 제외한 모든 문항이 6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우울감의 증가정도’라고 응답한 시민의 비율이 40.4%로 다른 문항에 비해 비율이 낮게 나타났지만 임상적으로 볼 때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부담에 대해 △자녀돌봄 △건강관리 △학습지도 △가사노동 △경제적 부담의 5문항을 물었을 때 ‘매우그렇다’와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을 살펴보면, ‘자녀돌봄부담’을 느끼는 시민은 58.2%, ‘건강관리부담’을 느끼는 시민은 68.5%, ‘학습지도부담을 느끼는 시민은 55.5%,’, ‘가사노동증가’를 느끼는 시민은 49.9%,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시민은 52.1%로 나타났다. ‘건강관리의 부담’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었으며, ‘자녀돌봄부담’과 ‘자녀학습지도부담’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가족관계 변화에 대해 △가족갈등증가 △가족친밀감증가의 2문항을 물었을 때 ‘매우그렇다’와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을 살펴보면, ‘가족갈등’이 증가했다고 느끼는 시민은 30.6%, ‘가족친밀감’이 증가했다고 느끼는 시민은 25.0%로 나타났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가족 간의 친밀감이 증가하기도 하지만 갈등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태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코로나19의 불안과 부담은 크다. 지난 2주간 코로나 위기의 정점에 서 있는 당진시의 현실을 바라볼 때, 지금까지 당진시의 가족들이 긴 시간을 인내하며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코로나의 안전지대를 만들어 갔기에 한순간의 방심이 더욱 가혹하게 여겨졌다. 

많은 전문가들과 연구기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염원하는 코로나19로부터 해방되는 날이 빠르면 2022년 봄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블루’로 이름 붙은 심리적인 위험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서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으로 매일 확진자 현황과 관련 동선을 확인해야 하고 아이들이 학교와 보육시설에 가지 못하는 시간 동안 가정에서는 돌봄의 문제, 아이들 감염 예방과 영양상태 등 건강관리의 문제, 자녀학습의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다. 항간에는 ‘엄마표 돌봄’, ‘엄마표 교육’, ‘엄마표 놀이’ 등 엄마표가 붙으며 주양육자의 역량에 따라 아이들의 격차가 점점 심화되고 있고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은 방임과 학대를 겪고 있고 실제로 아동폭력 관련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부부관계에서도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친밀감이 증가하기도 하지만 가족갈등이 심화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가족폭력도 증가했다. 교육계에서는 코로나19로 학교폭력이 사라졌다고도 한다. 그러나 학교생활과 또래 관계를 통해 지지를 얻고 도전과 실패의 경험들을 통해 성취감과 인정을 받았던 아이들이 관계가 단절되고 고립되는 현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변화와 위기의 순간에도 우리가 버티며 견뎌내는 데는 가족들의 사랑과 따뜻한 위로의 말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러한 지점에서 가족관계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고 가족 간의 결속력과 친밀감, 상호존중과 인정은 우리의 불안감과 심리적 부담을 경감해 줄 수 있다.

2021년 위드 코로나 시대에 당진시의 가족들이 가족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기를 원한다. 바로 ‘패밀리 블랜딩(family blending)’이다. ‘blending’이란 ‘융합하다’, ‘보기 좋게 섞어 새롭게 조합하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가족 구성원의 인격을 존중하고 의사소통 방식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가족의 가치를 발견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는 가족의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는 가족들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마음의 방역을 강화하며 여러분 가족의 ‘패밀리 블랜딩’을 돕고자 한다. 당진시 가족을 넘어 세상 모든 가족을 함께 응원하며, 2021년에도 가족과 함께 코로나의 위기를 이겨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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