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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1.03.22 11:14
  • 호수 1348

[기고] 장연덕 칼럼니스트
“길 위에 얼마나 직접 서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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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받는 자리 말고, 반듯하게 놓인 길이 있는 자리 말고, 실제로 시민들이 사는 길이 좁고 위험한 자리에 얼마나 가보셨습니까? 실제로 현장에 얼마나 나가고 계신지요?

저는 그동안 수 차례, 수 년간, 좁은 길을 넓혀달라, 어두운 길에 가로등을 세워달라, CCTV가 없는 곳에 CCTV를 달아달라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그때마다 미온적인 답변이 나왔습니다. 좁은 길을 넓혀달라고 민원을 넣은 이유는, 그 좁은 길로 구급차가 들어오다가 맞은편에서 차량이 반대 방향으로 올 때에는 서로 비킬 공간이 없어 촌각을 다투는 환자를 태운 구급차가 오갈 데가 없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소방차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명의 위급함을 다투는 길 위에서, 차량이 서로 비키지 못해 천천히 후진해야 하는 길을 시민 여러분은 어디서 얼마나 보셨는지 떠올려보십시오. 주로 노인분들이 거주하는 동네가 그렇습니다. 이 문제들은 토지소유자들이 반대해서, 또는 예산이 없어서 등의 이유로 차치해도 되는 문제들일까요?

가로등도 없는 어두운 길에, 시민 여러분의 누이와 어머니, 딸이 가다가 성범죄자를 만날 가능성도 생각해보십시오. 이미 그런 전력이 있던 길에 가로등과 감시카메라를 설치해달라고 민원을 넣어도 아직까지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행정에서도 합당한 사유야 있겠지만, 규정을 설명한 담당자는 없었습니다.

애가 타고, 다급한 마음에 민원을 넣는 시민들이 있을 텐데 ‘일부’ 공무원들은 정확한 규정도 제시하지 않으며, 무조건 안된다는 답변을 먼저 하기 시작합니다. 검토해보셨냐는 질문에 “아직 검토 안 해봤다”면서 “안된다”는 답변을 먼저 하신 분도 계십니다. 검토를 안 해봤는데 안된다는 결론이 어떻게 나온건지, 대화상의 비논리성조차 인지를 못하는 겁니다.

물론 성실한 대다수의 공무원들을 비난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사리에 닿지 않는 ‘일부’ 공무원들의 근무태도가 여러 시민들에게 분노를 일으킨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 ‘일부’ 공무원, 대다수의 공무원들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하는 ‘일부’ 공무원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가족이 탄 구급차가 길 위에서 시간을 허비하다가, 여러분의 가족이 그 구급차 안에서 그대로 사망할 가능성을 키우는 일을 스스로 하고 계십니다. 자신의 가족이 어두운 길 위에서 성범죄를 당할 가능성을 키우고 계십니다.”

모든 가능성을 통제할 수 있는 주체는 신입니다. 집단이든 1인이든 인간은 그 가능성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을 하고 계신지 객관과 이성을 가지고 다시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전화번호를 물어물어, 전화해야 하고, 또 같은 말을 여러 사람에게 반복해야 하는 어려운 일을 감당하는 것이 시민입니다. 이상하게도, 한 번 했던 얘기를 메모해서 전달하지 않고, 무조건 전화만 돌리는 ‘일부’ 공무원들이 계십니다.

시민들에게 안된다는 답변을 하실 때에는, 규정과 더불어 검토의 시간을 충실히 보내셨으면 합니다. 특히 그 시민이 스마트폰을 못 쓰고, 눈이 어둡고, 때로는 글도 잘 모르는 분일 수가 있는데, 예의와 범절을 평소에 잊는 ‘일부’ 공무원분들이 계셔서, 대다수의 공무원의 성실한 태도를 잊게 됩니다.

공무원은 말 그대로 공공의 업무를 국민을 위해 처리하는 사람입니다. 철밥통이라는 세속의 명칭에 지나치게 만족하고 계시는 ‘일부’ 공무원분들이 계시는 것 같아 참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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