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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1.04.26 15:22
  • 호수 1353

[의정칼럼] 이계양 충남도의원
사람 중심의 정치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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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세상이 돌아와, 너와 내가 부둥켜안을 때~”

대학 다닐 때 유행했던 ‘어머니’라는 노래의 첫 소절이다. 선후배·동기들과 함께 막걸리를 마시며 목이 쉬도록 불러댔다. 세상은 사람 사는 곳이다. 그런데 그때는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었던지, 그래서 사람냄새 나는 사람이 살만한 세상이 빨리 오라고 그렇게 외쳐댔나 보다.

주변에 지인들이 왜 정치를 하냐고, 왜 도의원을 하느냐고 물을 때가 있다. 정치철학은 무엇인지 묻기도 한다. 때때로 나 스스로도 무엇 때문에 정치에 뛰어들었는지 자문하게 된다.

답은 간단명료하다. 바로 ‘사람’ 때문이다. 대학시절 그렇게 노래했던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사람인 당신을 위해, 당신과 우리 모두를 위해서다! 정치는 법과 제도를 만들며 각 분야를 리드하는 중심 역할을 한다.

이러한 중추적 역할을 바탕으로 사람 중심의 정치를 펼침으로써 사람 중심의 경제, 사람 중심의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사람 중심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면 사람 사는 세상, 사람냄새 풀풀 나는 세상, 살맛 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이는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과도 상통한다. 사람 중심의 정치야말로 홍익인간 이념과 맥락이 같다.

그런데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과학기술 등 문명의 진화로 오늘날 사람 중심의 정치는 공기·물 등을 포괄하며 지구생태계까지 그 범주가 넓어졌다. 사람 중심의 정치가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을 넘어서 삶의 터전인 자연과도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갈수록 자연생태계가 인간의 인위적인 요소들에 의해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생산을 위해 석탄화력을 쓰다 보니 공기질 악화 등 대기오염이 심각하고 플라스틱 등 각종 쓰레기가 넘쳐나 육지와 바다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논란에서 보듯이 인류문명이 인간의 생명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연의 반격은 이미 시작되었다. 기후변화로 재난이 빈발해지고 감염병이 창궐하고 있다. 사람 중심의 정치가 자연생태계까지 고려해야 하는 깊은 성찰이 필요한 이유이다.

또 하나, 사람 중심의 정치가 지향하는 바는 사람은 누구나 귀(貴)하다는 것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人上無人 人下無人)”는 말이 있다. 잘 났다고, 많이 가졌다고, 더 배웠다고, 높은 자리에 있다고 해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차별받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누구나 귀천을 따지지 않는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위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정치가 펼쳐져야 한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신라의 골품사회, 고려는 귀족사회, 조선은 양반사회,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는 가진 자와 권력자가 갑질하는 세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한 갈등과 양극화는 국운을 쇠하게 하고 사회의 안정과 통합을 저해하는 최대 불안 요인임을 역사가 입증하고 있다. 사람 중심의 정치를 통해 우리 모두가 동일한 인격체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

사람 중심의 정치를 극명하게 보여준 정치인의 전형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손꼽힌다. 사람 중심의 정치를 통해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던 노 대통령이 1988년 제13대 총선에 출마했을 때 선거 구호가 ‘사람 사는 세상’이었다.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퇴임 후 고향(봉하마을)으로 돌아가 지역주민과 막걸리를 나누며 사람냄새 풀풀 나는 소박한 삶을 사셨고, 진솔하고 격의 없는 성격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며 국민과 함께 하는 참여정부 시대를 열었다.

카리스마적인 양김시대의 권위적 정치문화 극복, 세종시 이전 등 지방분권 추진, 지역구도 청산, 한반도 평화에 힘써오셨다. 이를 이어받아 노무현 재단의 명칭도 ‘사람 사는 세상’이다. 사람 중심의 정치를 희구하는 정치인의 귀감으로 지금도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꿈 많던 대학시절, 사람 사는 세상을 노래하며 내 몸과 마음에 스며들었던 사람 중심의 정치를 실행하고자 정계에 뛰어들었고, 지금은 도민의 생명 및 재산과 직결된 안전과 소방, 지역경제와 주민 실생활과 밀접한 건설교통 업무를 관장하는 충남도의회 안전건설소방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의정활동의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차곡차곡 쌓아 축적된 정치 역량으로 사람 중심의 정치를 지향하며 주민과의 현장소통을 통해 민원 해결에 주안점을 두고, 충남도와 각 시·군간 가교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도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도정이 펼쳐지도록 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임중도원(任重道遠, 소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을 마음에 깊이 새기며 고향 당진과 충남도 발전을 위해 뚜벅뚜벅 정진해 나가고자 한다.

박노해 시인의 시집 <사람만이 희망이다>에 수록된 ‘다시’라는 시가 생각난다. “희망찬 사람은 / 그 자신이 희망이다. / 길 찾는 사람은 / 그 자신이 새 길이다. / 참 좋은 사람은 /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 사람 속에 들어 있다. / 사람에서 시작된다. / 다시 / 사람만이 희망이다.”

사람 중심의 정치를 품은 내 가슴에 영원히 간직하고픈 시(時)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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