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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이한복/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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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내기 학부모님에게 "

[당진시대시론]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요?
" 새내기 학부모님에게 "

이한복
당진중학교 교사
당진새교육공동체 사무국장

입학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사월이다. 이 시기에 이르면 계절의 변화에 대한 적응보다 더 마음을 긴장하게 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아이들 문제로 인한 노심초사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초보 학부모 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텐데 ‘교실붕괴’,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는 등의 말들로 인하여 불안감이 가중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현장 교사로서 이맘 때가 되면 어릴적 코 손수건을 왼편 가슴에 달고 입학식하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 시절을 생각하며, 설레임속에 당신의 귀여운 자녀를 입학(또는 진학)시키는 초보 학부모에게 위안의 될까하여 몇자 적어본다.
학부모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 우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익히는 교육을 기대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적어도 이제는 필요성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를 위해 당위성을 지닌다 하겠다.
오죽하면 트리나 포올러스는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기둥을 타고 정상에 올라간 줄무늬 애벌레의 입을 빌어 “우리들은 아무도 더 높이 올라갈 수 없어. ‘누군가’를 해치지 않고서는…”라고 호소했겠는가?
그간 우리 교육이 바로 이러했다. 아니 그것은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의 필요에 의해서-학부모들조차도-어쩌면 더더욱 강력하게 요구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바로 나 자신부터 교육에 대한 바른 시각을 지녀야겠다. 더불어 살아가는, 나 혼자만이 아니라 좀 늦더라도 어깨동무하고 함께 갈 수 있는 그런 교육을 위해 의식의 전환을 과감하게 시도하자. 아름다운 세상은 바로 우리의 자녀들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소신이 어느 때보다도 더 요청되는 시점이다.
다음으로, 개성이 강한 아이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옛 속담도 있지만 표준화된 인간, 원만한 인간은 그 사람의 인격적인 면을 의미하는 것이지 그것을 개성의 분야까지 적용하려는 습성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개성이 강한, 창의력이 뛰어난 모난 돌이 인정받고 대우받는 사회라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식정보화 사회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 적합한 인간을 요구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당신의 자녀가 좀 튄다고, 정도에서 벗어나 외길을 간다해도 오히려 격려하고 칭찬할 문제지 꾸지람과 질책의 대상이 아님을 명심하자.
셋째로 가정내에서 교사 존경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좀 뻔뻔한 소리로 들린다 해도 어쩔 수 없다. 할 말은 해야만 하겠다. 우리 사회의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은 사실 유별나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런데 막상 가정내에서 교사의 존재는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
한 학생의 입에서 “우리 엄마는 정 할 일없으면 선생이나 되라고 그러시던데…”라는 말을 듣게 될 때…! 체벌에 대한 학부모 의식 실태(한국일보 1999. 5. 17)를 조사한 결과 교육적 체벌은 허용돼야 한다는 답변이 74.7%에 이르고 있음에도 우리 교육 현장은 어떠한가? 막상 문제가 발생하면 삿대질, 멱살잡이에 심지어는 아이들의 손에 의해 교사가 고소·고발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우리 자녀의 올곧은 성장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어떻게 해야만 하겠는가?
넷째로 자연을 호흡하는 기회를 자주 가졌으면 한다. TV, 컴퓨터, 오락실 등등 아이들은 지나칠 정도로 비자연적인 환경(기계적인 요소)에 노출되어 있다. 인간성 상실, 심성의 황폐화 원인이 어디에 있겠는가? 가정내에서, 학교, 사회에서 자연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의도적으로 많이 접해야겠다. 심성순화를 위한 기회를 되도록 많이 제공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우리 부모들이 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요즈음 아이들은 외적인 풍요로움 속에서도 실은 너무도 혹독한 하루하루를 강요받고 있다. 좀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의 아름다운 미래를 위하여 진지한 고민을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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