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사회
  • 입력 2021.10.18 11:43
  • 호수 1376

“사업장 내 성차별…임금 격차·성희롱 등 만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진YMCA 양성평등 정책 토론회 개최
제조업 종사자 성평등 관련 실태조사 실시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보러 다닌 30대 여성 A씨에게 결혼 여부와 남자친구 유무에 대한 질문은 기본이었다. 입사하더라도 곳곳에 성차별적 요소가 여전히 존재했다. 여성을 채용하는 분야는 제조회사에서 매우 한정적이었고, 서무 및 회계 업무가 전부였다. A씨의 경우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남성 직원보다 학력이 높음에도 간단한 서무 업무만 주어져 직무를 개발할 수도 없었고, 그로 인한 급여 차이도 현저히 날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직장 내에서 남성과 여성을 달리 대우하는 성차별적 요소가 존재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 중심의 당진에서 많은 여성이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당진YMCA(이사장 안준상)가 2021년 당진지역 제조업 종사자 성평등 지수에 관한 조사를 발표하고 양성평등 정책토론회를 지난 14일에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우혜숙 세한대학교 휴먼서비스학과 교수가 ‘당진지역 제조업 종사자 성평등 지수에 관한 조사’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권중원 당진YMCA 사무총장의 사회로 △최연숙 당진시의원 △권오환 당진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차준국 당진참여연대 사무국장이 토론에 나섰다.

조사에 따르면 당진시 인구 17만1860명 중 내·외국인을 포함해 여성이 46%(7만9914명), 남성이 54%(9만1946명)을 차지하고 있다. 당진지역 내 사업체 수로는 1만3475개인 가운데 여성 대표자는 절반에 못 미치는 5433명이다.

한편 당진YMCA에서 실시한 2021년 당진지역 제조업 종사자 성평등 지수 조사는 총 143부의 설문지를 24개 기업체에 배포해 수집한 결과로 이뤄졌으며 여성이 78명, 남성이 68명이 응답했다. 당진YMCA에서는 “제조업 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하기 쉽지 않았다”며 “30여 곳으로부터 조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듣고, 현장직 종사자의 경우에는 설문 참여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양성평등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다’고 답변한 비율이 48.3%로 높게 나타나 양성평등 교육 등 제도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졌다. 또한 63.9%가 회사 내 양성평등 교육을 듣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종사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불평등 요소는 성별에 따른 연봉의 차이(37%)로 나타났으며 그 외에 학연과 지연(23%), 야근 문화(13%), 결혼의 이유로 퇴직 권유(12%)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여부에 대해 응답자 143명 중 22명(15%)이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성희롱의 형태로는 언어적(59%)이 많았으나 신체적인 성희롱도 23%로 적지 않았다. 더구나 성희롱 발생 시 대처 방안에 대한 질문에 ‘혼자 참았다’는 비율이 16%로 나타나 성희롱 피해자를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차원의 대책 마련과 사내 신고센터 운영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혜숙 교수는 “먼저 변화를 시도하고 어렵더라도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면 언젠가 양성평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며 성희롱 피해자가 이용할 수 있는 상담소 설치와 성인지 감수성 교육의 의무화, 차별 없는 급여 지급 및 승진 및 기회 균등, 공동체 의식의 함양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토론자 한마디]

최연숙 시의원
“제조업 여성 위한 정책 만들어져야”

“그동안 제조업에 종사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경우가 없었다.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이 많음에도 그동안 복지 지원을 받지 못했다. 성폭력 예방 교육은 필수지만 성평등 교육이 필수가 아닌 데다가 제조업 특성상 용역 업체를 통한 근무 형태가 많아 양성평등과 관련한 교육을 받기 어렵다. 실제 현장에서 성희롱이 난무하기도 하고, 문제를 제기해도 오히려 피해자가 비난을 받고 퇴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당진시가 제조업체의 장벽이 높다는 이유로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당진시와 당진시가 이를 확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정책을 만들어가야 한다.”

권오환 회장
“기업 내 성평등 정책 반영 더뎌”

“보수적이고 남성중심적인 문화로는 성장 동력에 한계를 맞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에 공감한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아직도 기업에서 성평등한 정책 반영이 더디거나 미흡한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우리 사회 여성들은 공적과 사적 영역 모두에서 성희롱, 성폭력 등의 인권침해에 노출돼 있다. 당진시에 있는 기업들 중에서는 성평등하지 못한 기업들이 상당수 있다고 짐작한다. 성평등한 기업으로 전환을 해야할 때다. 앞으로 직장 내에서 성희롱 사안에 대해 상시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기구와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단체와 지자체에서 노력해야 한다.”

차준국 사무국장
“직장 내 임금격차, 특단 조치 필요”

“직장 내 임금 격차에 대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가 나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