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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기구 국회의원 또 욕설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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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회와 농민정책 간담회 중 격분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열고 규탄
어 의원 “사려깊지 못한 언행 사과”

▲ 지난 18일 어기구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어기구 국회의원과 당진시농민회 간 간담회가 진행됐다.

어기구 국회의원이 당진시농민회와 간담회 중 농민회장에게 “양아치”, “씨XX”이라고 욕설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해 4월 총선 엿새 만에 유권자에게 막말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른 지 1년 반 만이다. 

지난 18일 어기구 의원은 당진시농민회(회장 김희봉)와 농업현안 간담회인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호·석문간척지 특정법인 임대운영 특혜 의혹과 송전철탑 지중화 등 농업 현안에 대해 논쟁을 벌이던 중 김희봉 농민회장에게 “양아치”, “씨XX”이라며 욕설하며 (상대방을 때릴 듯이) 손을 올리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어 의원의 욕설을 비판하며 지난 20일 당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대해 어기구 의원 측은 “의원실을 방문한 김희봉 회장에게 화를 참지 못하고 사려 깊지 못한 언행을 한 것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깊이 사과한다”며 “상처받은 분들게에 머리숙여 사과하며, 다시는 이런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자숙하며 당진의 농업·농촌·농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단독 현장취재] 어기구 의원 욕설 파문 관련 

고성 오가다 간담회 40분 만에 파행…무슨 일 있었나

농민회 “국유지에 농민회 경작지 조성 요구”
어기구 의원 “여러 단체도 원해…형평성 어긋나”

농민회 “낙농축협의 국비 지원에 특혜 의혹”
어기구 의원 “구체적 증거 및 제보 있어야”

농민회 “농경지 설치된 고압철탑 지중화해야”
어기구 의원 “철탑 전체 지중화 요구는 무리”

어기구 국회의원이 당진시농민회와 간담회 중 김희봉 농민회장에게 욕설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당진시농민회 김희봉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어기구 국회의원실을 찾아가 농업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농민회는 △대호·석문간척지 특정법인에 임대 특혜 의혹 제기(사료공장·퇴비공장·육성우목장·조사료단지) △석문간척지 수질개선사업지구 자산관리공사 이관 △간척지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설 반대 △간척지 통일경작지 조성 △당진낙농축협 국비 지원 편중에 따른 부실사업 국정감사 요구(시중 로비의혹 관련) △농지에 고압철탑 지중화 등을 요구했다. 

간담회가 진행된 지 30여 분이 지났을 무렵 어 의원과 김 회장의 대화가 격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김 회장이 당진낙농축협의 국비 지원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자, 어 의원이 구체적인 증거 및 제보가 있어야 한다고 답하면서 두 사람의 언쟁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국회의원으로서 국정조사권을 갖고 있으니 알아보라는 것”이라며 “낙농축협의 사업선정과 절차가 적정한지, 집행 과정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등 알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어 의원은 “낙농축협에 비리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여러 국가사업을 시행하고 있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일단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어 의원과 김 회장 간 생각이 평행을 달리다 송전철탑 지중화에 대한 요구가 나오면서 언행이 더욱 격해졌다. 

김 회장은 “고압철탑 때문에 드론과 무인헬기 등 기계로 농사를 짓는데 피해가 상당하다”며 “당진에 발전소가 이렇게 많은데 철탑까지 세워야 하냐”고 지적했다. 이에 어 의원은 “발전소가 있으면 철탑을 세울 수 밖에 없다”고 하자 김 회장은 “지금 농담하냐”며 “발전소가 있으면 철탑은 당연한거냐”고 재차 물었다. 

어 의원은 “전국적으로 지중화를 어떻게 다하냐”며 “모두 지중화를 하면 좋지만(안되니까 그렇다)”고 말했다. 이렇게 서로 언성을 높이다, 어 의원은 “국회의원이 힘이 있냐, 룰이 있어 대통령도 (지중화)하기 어렵다”며 “어렵게 싸워 간신히 서해대교 인근도 지중화 한거다. 뭘 알고 떠들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회장은 “떠들어요?”라고 되물었고 어 의원은 이제 가라고 소리쳤다. 화를 참지 못한 어 의원은 “승질나게 만드네”, “양아치 같은”, ‘씨XX’이라고 욕설을 하며 흥분했고 김희봉 회장의 언성도 높아지며 간담회가 파행으로 치달았다. 결국 어 의원 보좌관 등이 막아섰고, 간담회를 시작한 지 40여분만에 이날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김희봉 회장이 자신의 SNS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등에 어 의원의 욕설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지역사회로 파장이 이어졌다. 
 

[양 측 입장] 

김희봉 당진시농민회장

“욕설, 국회의원 자질과 소양의 문제”

국회의원으로서 소신이 있기 때문에 서로 의견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민원인과 얘기하면서 성질을 내고 비웃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자신의 무능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 발전소가 있으면 철탑이 있어야 한다”는 발언은 당진 국회의원으로서 할 이야기가 아니다. 전국의 철탑을 모두 지중화해 달라고 요구한 게 아니다. 발전소로 인해 농민들이 피해를 보니 지중화 해달라는 의미였다. 

더불어 국회의원이 욕설을 퍼붓는 것은 국회의원 자질과 소양의 문제다. 지역 유권자와 시민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 언행이다. 이번 사안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전국농민회총연맹과 함께 대응해 나갈 것이다. 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처리하도록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어기구 국회의원 

“사려깊지 못한 언행 깊이 사과”

모든 것을 떠나 의원실을 방문한 김희봉 회장에게 화를 참지 못하고 사려깊지 못한 언행을 한 것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깊이 사과한다. 당진시농민회에 대해서는 다른 감정이 없다는 점을 전한다. 

이날 농민회에서 건의한 민원들은 비합리적인 민원이 많았다.(표 참조) 그 외 농민회에서 제기한 간척지의 관리운영 정비, 간척지 대규모 태양광 설치, 농협RPC 운영 문제, 당진시 농민과 농축산물 피해 대책 등에 대해서는 적극 검토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동안 20대 4년, 21대 1년 6개월의 의정활동을 하며 당진의 농업, 농촌, 농민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농민회를 위한 농민회가 아닌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묵묵히 일하시는 농민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약속한다.

농민회 요구에 대한 어기구 의원 측 답변

 

어기구 의원 – 김희봉 회장 해묵은 감정 폭발? 

“초선 시절 각종 요구 들어줬는데…총선에서는 민중당 지지”
김희봉 회장 ”전농 차원에서 민중당 지지해…개인적 감정 없어“

어기구 의원과 김희봉 회장 간의 갈등이 극단적으로 치달은 이번 사태를 두고, 김 회장에 대한 어 의원의 해묵은 감정이 폭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어기구 의원이 초선의원이었을 당시 김 회장의 요구에 대해 어 의원이 도움을 주거나 해결에 나섰지만,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 회장이 농민회원들과 함께 민중당 후보를 지지하면서 상당한 배신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민원인을 상대로 한 어 의원의 욕설은 분명 잘못됐지만,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에서 농민회 측이 이번에 또 다시 각종 요구를 하면서 어 의원의 심기가 편치만은 않았을 거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희봉 회장은 “전국농민회총연맹 차원에서 민중당 지지를 선언하면서 농민회 회원으로서 민중당을 지지할 수 밖에 없었다”며 “나는 민중당 당원도, 더불어민주당 당원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기구 의원과 개인적인 감정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예나·임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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