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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
  • 입력 2021.11.20 11:55
  • 호수 1381

경일대는 왜 시유지에 입주하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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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유지 싸게 매입해 학교법인 사유화 우려
학교 규모 1만평·1개과 개설로 대폭 축소
5년 동안 경일대 유치 추진한 송악 주민들 반발

 

경일대학교가 당진캠퍼스 입주를 논의해온 송악읍 가학리가 아닌, 신평면 운정리 삽교호관광지 인근으로 당진캠퍼스 입주 의향을 밝히며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부지가 일반적인 사유지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시유지인데다, 캠퍼스 규모도 기존 논의되던 4만 평에서 1/4 수준으로 축소한 1만 평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제대로 된 대학 캠퍼스를 갖추지 못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은 물론, 싼값에 매입한 시유지가 경일대 학교법인 소유로 사유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송악읍 유치 주민 기대 높았지만…

경북 경산시에 본교가 위치한 경일대학교는 지난 2016년 당진시와 협약을 맺고, 당진캠퍼스를 조성해 사진영상학부 등 4개 학과를 우선 이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캠퍼스 전체를 당진으로 이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입주 예정지로 송악읍이 거론됐으며 총 23만2000㎡(약 7만 평) 규모가 논의됐다. 경일대의 이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송악읍 주민들은 당시 황해경제자유구역 해제 등으로 침체된 지역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왔다. <본지 제1135호 ‘경일대 캠퍼스 당진 오나’ 및 제1248호 ‘경일대 추진 답보’ 기사 참조>

경일대, 지난해 9월부터 신평면 검토

당시 경일대 유치를 위해 유치추진위원회가 구성됐으며, 송악읍 석포리와 가학리가 경일대 입주 부지로 거론돼 왔고, 가학리 토지주들은 경일대 측에 토지가격을 제시하며 매도의향서까지 공식적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경일대에서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으나 그 이후로 현재까지 답보 상태에 놓인 채 현재에 이르렀다. 

경일대 입주가 진척 없이 이어지다가 당초 계획했던 7만 평 규모의 캠퍼스를 4만 평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설치 학과도 사진영상학과를 포함한 4개 학과에서 스마트팜·스마트푸드를 전공으로 하는 생물자원융합학과만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송악읍 가학리에 축협 사료공장 이전이 논의되면서 충남도교육청 교육환경보호위원회에서는 교육영향평가 결과 경일대 캠퍼스 위치에 대해 조건부 의결을 내렸다. 축협 사료공장 경계선과 200m 이격해 신설하는 것이 조건이었다. 이후 부지 선정에 난항을 겪으면서 경일대는 충남교직원휴양시설 예정지 뒤편인 신평면 운정리에 학교 부지 이전을 고려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신평면 운정리로 캠퍼스 부지 재검토가 이뤄졌으며 지난 8월 말에는 경일대 측이 당진시에 신평면 운정리 이전 검토 계획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그리고 10월 말에는 정현태 경일대학교 총장이 김홍장 당진시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신평면 운정리로 이전하겠다는 의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유지 사유화 및 지역갈등 등 우려

경일대의 이같은 입장이 알려지면서 지역에서는 여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일대가 캠퍼스 부지로 의향을 밝힌 토지는 당진시 소유의 시유지로 일반적인 사유지보다 싸게 매입할 수 있어, 시민들을 위해 사용돼야 할 시유지가 특정 학교법인 소유로 사유화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캠퍼스 규모가 1만1669평 수준으로 대폭 축소되면서 대학 캠퍼스가 제대로 조성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일고 있다. 신성대학교가 12만 평, 세한대 당진캠퍼스가 3만 평인 것과 비교할 때 규모가 현저하게 작기 때문이다. 학교 규모가 작으면 학과도 충분히 들어올 수 없고, 재학생수도 적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년 동안 경일대 유치를 추진했던 송악읍 주민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신평면 주민들과 불필요한 지역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년 동안 경일대 당진캠퍼스 유치에 나섰던 송악읍 주민들은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송악읍 주민 A씨는 “경일대 당진캠퍼스가 신평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은 주민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았다”며 “신평면으로 이전해야 하는 이유로 송악읍 지가가 상승했다고 둘러대지만 5년 전 토지주들이 경일대에 제안했던 매도의향서 가격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입로가 필요하면 일부 기부할 의향도 있다고 밝혔는데 아무 말도 없다가 부지 이전을 추진한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시유지를 저렴한 가격에 매입한 뒤 지가가 상승하면 매도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경일대 당진캠퍼스 입주 추진을 함께해 온 양기림 당진시의원 또한 절대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양 의원은 “경일대는 그동안 대책위를 비롯한 주민들과 캠퍼스 부지를 재고하겠다는 의사를 단 한 번도 내비친 적이 없다”며 “신평면으로 입주를 추진하는 지금의 경일대 의견에 대해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오는 22일 경일대 유치추진위원회와 당진시 평생학습과가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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