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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1.11.29 10:36
  • 수정 2021.11.29 14:38
  • 호수 1381

[기고] 강익재 전 충남개발공사 사장
관문(關門) - 면천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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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문(關門)은 뭔가를 지나가는 데 거쳐야 할 문을 뜻하는 한자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도시로 들어가기 전의 검문소이자 방어시설이었다. 대표적으로 삼국지에 나오는 호로관이 유명하다. 호로관은 중국의 옛 관문이며, 중국 허난성 상양시 북서쪽으로 약 16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다. 역대 왕조 대대로 낙양 동부를 방어하는 군사 요충지였으며, 서주의 목왕이 이곳에 호랑이를 가두고 기른 것으로 인해 이러한 명칭이 붙었다. 남쪽으로는 쑹산, 북쪽으로는 황하와 접해 있으며, 여러 산이 겹쳐 천혜의 요새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문경새재(조령 관문)가 대표적인 관문이었다. 문경새재는 영남 지방에 살던 선비들이 과거 시험을 치르기 위하여 경상도에서 한양으로 향하던 구간에 속하던 길이었다. 그래서 과거 급제를 바라는 많은 선비가 좋아하던 고갯길이었으며 멀리 호남지방에서 과거 시험을 보러 가던 선비들까지 먼길을 돌아 문경새재를 넘어갔다고 한다.

오늘날 이와 비슷한 의미로는 ‘고속도로 나들목’ 또는 ‘인터체인지(Interchange, IC)’를 들 수 있다. 나들목은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를 연결하는 시설물로 ‘나간다’와 ‘들어간다’라는 뜻을 지닌 어간 ‘나들’과 사람이나 짐승이 잘 지나다니는 길의 부분을 가리키는 ‘목’이 합쳐진 단어로, 일반도로에서 고속도로로 진·출입을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대전–당진 고속도로가 2009년 5월 28일 개통됐으니 올해로 12년이 지났건만 면천IC 진·출입 도로는 그 옛날 옛길 그대로다. 지난 9월 한 달 면천IC 일일 평균 진입 차량은 2700여 대, 진출 차량은 2000여 대로 하루에 평균 5000여 대가 이용하고 있으니 교통량도 꽤 많은 편이다.
4차선 도로를 개설하는데, 난공사가 없으면 1km당 150여억 원이 소요되므로 시청까지 9.4km인 점을 고려하면 대략 1500여 억원이 필요한 셈이다. 이를 전액 시비로 충당한다는 것은 당진시 재정 형평상 부담이다. 이를 해결코자 하는 2009년 당진시 의지는 강했다.

2009년 7월 충남도는 조직개편을 통해 산업입지과를 신설했고, 필자가 승진하면서 초대 과장으로 발령받았다. 그해 연말쯤 우리 직원과 당진시 관계자 간에 면천IC에서 설악가든까지 4차선 도로 확장을 놓고 유선상으로 얘기가 오고 가는 것을 알게 됐다. 

당진시 입장은 그 당시 추진되고 있는 석문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로 확장할 것을 공문으로 정식 요청할 테니 산업통상자원부에 건의해 달라는 주장이었고, 충남도 관계자는 ‘1 산업단지 1 진입도로’라는 규정을 들어 석문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는 이미 현대체철 앞으로 추진되고 있으므로 당진시의 요청 자체를 거부하는 입장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필자는 “대전 방면에서 석문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는 당진시 주장이 맞다”는 입장을 들어 당진시 요청을 산업통상자원부에 건의하고, 충남도와 당진시가 합동으로 국비 확보 활동을 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다 2010년 1월 국방대학교 안보대학 1년 과정 교육을 가게 됐는데, 그 뒤로 알아본 결과 아쉽게도 성과가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참고로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산업단지 지정을 받으면 진입도로는 100% 국비 부담으로 건설한다.

면천IC를 통해 당진을 찾는 외지인들이 시내로 들어오는 진입도로를 보고 깜짝 놀란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이게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대한민국에서 아마 이런 진입도로는 처음 본다는 의미 아닐까? 이런저런 연유로 가끔 지리산IC를 이용하는데 여기 진·출입도로는 남원시 인월면 면 소재지인데도 작년에 깔끔하게 4차선 도로로 확장됐다.

면천IC 진출입 도로는 시도 1호선이라 시비로 확장하기에는 재정상 어려움이 있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동안 당진시 나름대로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구체적 성과가 없으니 지금까지의 노력이 빛이 바래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기약도 없이 지금의 도로를 이용해야 한단 말인가? 하루빨리 대안을 찾아 실행에 옮길 때가 되었다. 방법을 다각도로 찾다 보면 대안이 있을 수 있다.

당진시민은 물론, 우리 지역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주지 않으려면 면천IC–시청간 4차선 도로 확장은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는 17만 시민의 자긍심과 당진시의 위상과도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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