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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2.02.15 11:04
  • 호수 1392

[복지칼럼] 박현숙 경계선지능연구소장
경계선지능인 보호와 지원, 이제 당진이 나서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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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의 경계선지능인 2만3000명 추정 
지적기능의 미세한 결함 때문에 학습능력이나 대인관계 능력이 부족해서 학교나 일터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계선지능인이 있다. 다른 말로 느린학습자라고도 하는데, 지적장애와 평균 지능의 경계선에 해당하는 지능을 가진 이들은 전체 인구의 약 14%를 차지할 만큼 흔하다. 이 수치에 따르면 당진시의 약 16만7000명의 인구 중 약 2만3000명이 경계선 지능에 속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많은 인구가 경계선 지능으로 인해 학습과 취업, 고용유지, 대인관계 등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부적응을 겪고 있다.

문제해결력과 언어발달 부진…
사회적 관계 맺기 어려운 경계선지능인

인지능력의 결함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은 다양하고 사회 적응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경계선지능인은 주어진 목적에 적합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목적지향적 행동이 어렵고, 계획을 통한 문제해결력이 부족하며 하나의 문제에 대해서 여러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지 못한다. 또한 융통성이 적고 충동적이며 필요한 정보들을 기억하거나 회상해내는 능력이 부족하고 핵심과 비핵심적인 내용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러한 기술들의 부족은 학습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직업 유지, 가족관계, 또래 등의 사회적 관계 유지를 어렵게 해 사회부적응으로 이어진다. 학교에서는 초·중·고를 막론하고 경계선지능 아동의 학습 부진과 또래 적응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며, 지역아동센터를 비롯한 돌봄 체계에서도 이들을 교육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부모의 관심이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개선을 위한 노력이 중단되거나 사회적 자립을 강요받는다. 취업과 고용유지, 사회적 관계유지에 반복적으로 실패하며 심리적 위기를 겪고 사회부적응자로 전락하게 된다.      

사회적 문제 유발 위험 커
경계선지능인이 적절한 교육과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면 지적기능이 더욱 악화돼 지적장애 수준의 지능을 갖게 될 수 있다. 또한 성장 과정에서 거듭된 실패와 좌절 경험이 누적되면서 우울이나 품행장애 등의 정신과적 질병이 활성화되어 부적응의 양상이 더욱 심각해지기도 한다.

지능의 악화와 정신과적 질병과 같이 당사자의 불행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부적응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유발한다. 학령기의 학교폭력과 소외, 관심사병, 미혼모, 은둔형 외톨이, 미취업과 실업문제, 직장 내 소외, 빈곤으로 인한 저소득계층 증가, 가정폭력, 노숙자 등의 사회적 문제들이 경계선지능과 연관됨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실질적인 생애주기별 지원책 마련해야  
경계선지능인 문제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앞다퉈 법과 조례가 제정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정책과 서비스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경계선지능인에 대해 알려진 바가 적고 이들의 기대와 요구가 구체적으로 전달되지 않은 탓에 체감할 수 있는 보호와 지원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경계선지능인의 생애주기별 지원책이 구체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적인 경계선지능인 선별과 진단체계 확립이 우선시 돼야 한다. 선별된 경계선지능인을 대상으로 학령기의 교육과 학교적응, 청년기의 취업과 고용유지, 사회적 통합을 위한 기술 연마와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경계선지능인의 가족이나 조력자를 포함하는 통합적 복지 지원책 마련도 시급하다. 

최근 당진의 청년 경계선지능인이 보호와 지원을 위한 목소리를 냈다. 이제 당진시가 답할 차례다. 

<참고 기사 : 본지 제1390호 ‘장애와 비장애 사이…사각지대에 놓인 ‘경계성 지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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