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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 입력 2022.03.18 21:55
  • 호수 1397

남상원 시인 시집 <함께한 행복한 시간들> 출간
“금혼 맞아 출간한 책, 아내에게 바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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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아내와 함께 다녔던 여행 및 산행기 담아
고마운 사람들에게 전할 <함께한 행복한 시간들>

▲ 남상원 시인이 금혼을 맞아 아내를 위한 시집 <함께한 행복한 시간들>을 출간했다.

남상원 시인을 만난 날 부슬부슬 봄비가 내렸다. 예기치 않게 많은 비가 내렸지만, 남상원 시인은 다행히도 우산을 챙겨왔다. 그는 “집에 나서기 전 우산 챙기라고 아내가 말하더라”며 “역시 아내 말은 틀린 게 하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년 전부터 아내(심광희) 건강이 좋지 않다. 지금은 거동이 어려운 정도다. 반면 건강한 남 시인은 하루 2만 보를 훌쩍 걷는다. 코로나19가 심하기 전에는 전국 곳곳으로 등산을 다녔다. 그는 “지금 건강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아내 덕분”이라며 “몸이 불편한 아내를 볼 때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항상 앞선다”고 전했다.  

남상원 시인이 아내(심광희)와의 결혼 50주년을 맞아 금혼을 기념하며 시집 <함께한 행복한 시간들>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이, 그리고 지난 날 함께 산을 오르며 행복을 나눴던 지인과의 추억이 담겨있다.

“아내 덕에 건강할 수 있었어”

남상원 시인은 정미면 승산리 출신으로 단국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뒤 1970년 미호중학교에 부임하며 교단에 첫발을 올렸다. 미호중학교가 폐교하며 순성중학교로 옮겨 교장으로 지난 2007년 퇴직한 그는 퇴직 이후 아내와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남 시인은 31살, 아내 심광희 씨는 29살 당시라면 조금 늦은 나이에 만났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때로는 각자의 취미 시간을 보내고 또 추억을 나누며 일평생을 살았다. 

2006년에는 퇴직을 기념하며 남 시인은 아내와 중국 만리장성을 다녀왔다. 이를 시작으로 호주 시드니, 핀란드, 일본, 프랑스, 샌프란시스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노르웨이, 그리스, 필리핀, 이집트, 터키, 이탈리아, 스위스 등 전 세계를 다녔다.

봄과 여름에는 먼 거리의 해외로, 가을과 겨울에는 짧은 거리의 해외를 다니며 남 시인은 아내와 추억을 쌓았다. 그리고 여행지를 찾을 때마다 그 여행지에 담긴 역사, 문화에 그의 감회를 더해 시 형식으로 적어 놓곤 했다.

지난 2018년 당진문화재단의 이 시대의 문학인으로 선정된 그는 당시 시집 <山 너머 山>을 출간했다. 하지만 그의 평생을 담기에는 한 권의 책은 부족했다. 남겨 놓은 시를 언젠가 세상에 내보이리라 생각했지만 코로나19로 활동에 제약이 생기며 쉽게 펼치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아내와의 금혼을 맞은 해가 찾아왔다. 남 시인은 “등산이 취미라 전국 곳곳을 다닌다”며 “산행으로 새벽 일찍 집을 일찍 떠날 때도 항상 아내가 안전하게 등산하라며 인사해주고 도시락을 싸줬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 덕분에 사람들과 어울리며 행복하게 산행을 다닐 수 있었고 아내 덕분에 지금 내가 건강할 수 있는 것”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책에 담았다”고 말했다. 

한편 책 <함께한 행복한 시간들>은 100권을 인쇄했다. 100권은 남 시인이 그동안 고마웠던 지인과 가족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아내에게 금혼식을 맞아 시집을 출간했다고 하니 그저 웃더라고요.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아내 덕분이에요. 나는 건강한데 아내는 그렇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아내를 위로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바치고 싶어요. 그리고 고마운 사람들에게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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