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눈을 감으면 어제일처럼 손에 잡힐 듯한 추억. 사진 찍을 때 우리가 눈을 모아 바라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이 카메라 렌즈였다고 말한다면 정말 썰렁하고 1차원적인 답이다.
그때 이미 우리는 우리가 서로를 그리워하게 될 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가 바라본 것은 카메라 렌즈가 아니라 허공이고 그리움이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떠나간 사람들이 해마다 첫눈으로 내린다는 것처럼 지극한 그리움이 또 있을까.
그때 우리가 보았던 그리움들이 10년 지난 지금 우리들 저마다의 가슴에 비처럼 햇살처럼 음악처럼 내린다.
그날 같이 한곳을 바라보던 사랑하는 친구들은 다들 잘 있을까.
그리고 선생님들 몰래 놀러나간다고 숙소 2층에서 줄을 내려뜨려 타잔흉내를 내다 떨어진 남자아이들은 지금쯤 점잖은 어른이 되어 있을까?
최 지 연 / 대전시 유성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