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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3 20:42
  • 수정 2023.07.06 15:40
  • 호수 1408

[우리 이웃의 밥줄 이야기 4] 금강스팀세차 한승희 대표(송악읍 가학리)
“세차 23년…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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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넘게 발품 팔아 빵 구해 무료 나눔
“20여 년 넘게 쌓아 온 기술 다른 이에게 나누고파”

금강스팀세차(이하 금강광택) 한승희 대표의 포켓몬빵 나눔이 몇 달째 이어지고 있다. 없어서 못 살 지경인 포켓몬빵을 구하기 위해 빵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편의점이나 마트 줄서기는 기본이고, 빵 안에 들어 있는 스티커는 빵 가격에 몇 배 이르는 값으로 거래될 정도다. 이를 위해 금강광택 한승희 대표가 포켓몬빵 나눔을 시작했다. 

요소수 대란에서 시작된 나눔

그가 지역에 나눔을 시작한 것은 올해 초, 품귀 현상이 일어난 요수소 대란에서 시작됐다. 그때 한 시민이 금강광택에 요수소를 나눠줬고, 자신을 밝히지 않고 요수소를 나눈 시민을 보며 한승희 대표도 자신도 나눠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때 사비 200만 원을 들여 요수소를 구매했고, 요수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전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눔이 이어졌다. 한 대표는 “편의점마다 돌며 포켓몬빵이 들어오는 시간대를 물어서 기다렸다가 빵을 구매하기도 하고, 빵을 싣고 다니는 차를 따라다니기도 한다”며 “새벽 두 시 반 정도 넘어야 빵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빵 구하는 일이 어려워도 나누는 게 좋아요. 제가 좋아하다 보니 고등학생인 아들이 동참하기도 하고, 다른 지역에 사는 누나가 빵을 구해 택배로 보내주기도 해요. 빵 나눔을 받는 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그걸로 만족해요.”

23년째 일하며 “후회한 적 없어”

한편 ‘금강광택’으로 더 많이 불리는 금강스팀세차의 한승희 대표가 이 일을 한 지도 23년이 됐다. 이전에는 경상도에 있던 대기업에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33살 무렵 나만의 기술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퇴사하고 현재 하는 차량광택 기술을 익히기 시작했다. 한 대표는 “기술을 배워 1등이 되어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손님이 없어 생계가 어려울 때도 있었다. 그는 “가게 문을 열어 놓아도 손님이 오지 않는 날이 계속돼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가게를 운영하던 때도 있었다”면서 “살기 힘든 날도 많았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당진을 찾은 것은 20년 전이다. 경기도 과천에서 태어난 한 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군 생활을 한 뒤 김해에서 세차장 운영을 시작했다. 그는 세차장을 그만두고 당진에서 꽃 농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뒤를 이을 생각으로 이곳에 찾았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을 알게 된 후 다시 이 일로 돌아오게 됐다. 그는 차량이 깨끗해질 수 있도록 광택 처리를 하는 등 차와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코팅과 블랙박스 매립, 스팀세차, 철분 및 석회 제거, 실내클리닝 등이다.

“만족감 못 느끼면 일 못해”

“더러워진 차를 청소하고 광택을 마치고 나면 정말 뿌듯하죠. 만족감을 느껴야 이 일을 할 수 있어요.”

제철소가 있는 당진은 철가루가 붙은 차량에 대해 광택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고. 광택 순서는 먼저 겉면을 반들반들하게 만드는 그라인딩을 진행한 후 3차에 걸쳐 약품으로 광택 처리를 한다. 그리고 세차를 하고 차량 코팅까지 마쳐야 끝난다. 차량 한 대 당 보통 6~8시간이 걸려 하루에 한 대 정도 작업한다. 한 대표는 “종종 손님들이 차를 찾으러 와서는 차가 너무 깨끗해져 알아보지 못하기도 한다”며 “손님들이 만족해하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언젠가 기술 나누고파”

한 대표에게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기술을 나누는 것이다. 그는 “차가 없어질 일은 없어서 차와 관련된 일은 계속해서 다양해지고 많아진다”며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주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금강광택의 장소가 실습할 정도로 크지 않고, 기술을 배우고 싶어도 여건상 어려워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쉽지 않은 일이라고. 그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20여 년간 갈고 닦은 기술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편집자주>  다양한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편견에 사로잡혔던 시선을 바꿔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기획취재 <우리 이웃의 밥줄 이야기>는 지역에 사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이들의 삶의 애환과 따뜻한 인간애를 당진시대 기사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전할 계획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당진방송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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