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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3 13:00
  • 수정 2022.11.23 18:15
  • 호수 1421

[우리 이웃의 밥줄 이야기 10]
당진여객 시내버스 운전기사 양장길 씨
​행복 싣고 달리는 우리 동네 마을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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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온 지 5년…“서울보다 당진이 좋아요”
“점점 줄어드는 버스 탑승객, 이용객 많아졌으면”

당진여객 시내버스 운전기사 양장길 씨의 첫 운행은 아침 6시 57분부터 시작된다. 당진버스터미널을 시작으로 송악읍 기지시리와 이주단지, 내도리를 거쳐 송산면으로 넘어간다. 현대제철과 현대엠코타운아파트를 지나친 후 다시 터미널로 오는 데 2시간이 걸린다.

하루 모든 운행을 마치면 오후 9시가 넘는다. 벌써 양 씨가 버스 운전대를 잡은 지 30여 년이 넘었다. 버스를 타고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즐겁다는 그는 버스를 타고 매일 곳곳 당진을 누빈다.  

 

“그만큼 당진이 좋았나봐요”

전라북도 김제시가 고향인 양 씨는 당진 출신의 아내를 만나며 이곳과 인연을 맺었다. 화물차를 운전하다 버스 운전으로 전향하고 오랜 기간 서울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당진여객에 온 것은 5년 전이다.

노후에 한적히 살아갈 집을 정미면 대조리에 마련했다. 생각보다 당진살이가 앞당겨지며 오래 일했던 서울생활을 접고 당진에 터를 잡았다. 양 씨는 “그만큼 당진이 좋았던가 보다”고 말했다.

 

“버스도 서비스에요”

한편 양 씨에 대한 칭찬이 석문면 통정리에서 자자하다. 박성원 석문면 통정3리 이장은 “통정3리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라며 “버스를 이용할 때 어려움이 있는데, 양 씨가 휠체어나 어르신들의 짐을 들어서 버스에 올려주고 운전하면서 말벗도 해줘 동네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양 씨는 당진에서 운전하면 어머니 생각이 난다고. 그는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어르신에게 잘하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며 “당진에서 버스를 타는 사람은 대부분 노인이거나 학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을 만나면 어머니 생각이 나 더 친절하게 대하게 된다”고 말했다. 

“버스도 서비스 사업이잖아요. 승객인 고객에게 제가 잘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 덕분인지 큰 스트레스 받지 않고 버스 운전을 하고 있네요.”

 

“아이들이 인사 했으면”

5년 동안 당진에서 운전하다 보니 버스에서 자주 만나는 이들도 있다. 석문면 장고항리에서 오후 5시에 나오는 주민들, 통정리에서 만나는 어르신들, 등하굣길 매일 타는 학생 등…. 종종 수고한다며 박카스를 건네는 어르신도 있고 먼저 인사를 건네주는 주민들도 있다.

그는 “서울보다 당진에서 운전하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것도 있다. 그는 “청소년들이 인사를 잘했으면 좋겠다”며 “자주 봐서 친해진 아이들한테 인사하자고 말해도 안 하더라”고 전했다. 

“제가 자주 보는 한 친구한테는 열 번 인사 하면 만 원을 주겠다고 했어요. 그래도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만 원을 먼저 줬어요. 앞으로 인사 잘하라고요. 하지만 그렇게 해도 안 하더라고요. 바람이 있다면 아이들이 인사 잘하는 당진이 됐으면 하는 거예요.”


“안전이 최고”

버스 운전은 아침 일찍 시작해 저녁 늦은 시간이 돼서야 마친다. 그래도 중간에 쉬는 시간이 많아, 이 시간을 이용해 휴식을 취한다. 버스 운전을 하면서 도로 상황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맞추지 못하는 일도 많다. 그는 “종종 차가 막혀서 예정된 버스 도착시간보다 늦곤 한다”며 “특히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 늦으면 손님들이 짜증을 많이 내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늦는 것보다 더 조심해야 할 것이 조발(일찍 출발하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버스 기사마다 운전 습관이 조금씩 달라요. 빠른 사람도 있고 반면 느린 사람도 있어요. 아무래도 운전은 언제 사고날 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늘 조심하고 있어요. 서둘러 시간에 맞추고 싶어도 늘 천천히 운전하는 것이 제일이라는 생각으로 운전합니다.” 

 

“버스 많이 이용해줬으면”

한편 예전과 달리 버스 기사의 학력도 많이 달라졌단다. 그는 “서울에서는 영어를 가르치던 사람이 버스 운전을 하기도 한다”며 “버스 기사가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예전에는 많이 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젊은 사람이나 고학력자가 많다”고 말했다. 

“저는 버스 운전하는 것이 즐거워요. 버스를 애용해주시는 분들에게 항상 고맙죠. 하지만 요즘엔 버스를 타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특히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자가용을 소유하고 있죠.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당진 버스를 많이 이용해주세요!”

 

<편집자주>

양한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편견에 사로잡혔던 시선을 바꿔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기획취재 <우리 이웃의 밥줄 이야기>는 지역에 사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이들의 삶의 애환과 따뜻한 인간애를 당진시대 기사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전할 계획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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