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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종범 수필가/전 교육공무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드롬

당진시대l승인2022.09.28 11:10l(14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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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 신입 변호사로, 한 번 본 것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 기억력의 소유자다.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명석한 두뇌를 인정받아 법무법인 한바다의 인턴 변호사가 되지만, 사회성이 부족하고 감정표현이 서툴다. 사람들에게 당연한 세상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그에겐 낯설고 어렵다.엉뚱하고 솔직한 우영우의 모습은 때로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틀에 박힌 규칙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다른 신입 변호사들과 경쟁에 놓이기도 하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건 앞에 당황하기 일쑤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씩씩한 인물이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지난달 18일 막을 내렸다. 

잘 만든 작품 한 편은 사람들의 가슴에 오랜 시간 남아 두고두고 꺼내 볼 수 있는 하나의 추억이 된다. 휘발성 감동에 그치지 않고 긴 여운의 싹을 틔우는 작품들이 ‘명작’으로 남는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그렇다. 작품은 종영했지만, 시청자들은 우영우를 그리워한다. 지금도 어디선가 우영우가 나타나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넬 것만 같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관계도는 정말 짜임새 있게 군더더기 없이 구성됐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물이 분포되어 있다. 주인공 우영우 역의 박은빈의 연기력은 정말 유일무이하다. ‘이 사람 외에 스팩트럼 장애를 가진 우영우 역할을 이렇게 사랑스럽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대사 하나하나, 호흡 조절, 시선 처리, 손가락과 몸의 떨림까지 꾸밈이 없는 모습 그대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캐릭터가 환상조합이다. 누구하나 빠지면 이상할 정도로 장면 하나하나마다 섬세함이 묻어났다.

법무법인 한바다 송무팀 직원 이준호는 훈훈한 외모와 다정한 성격으로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 앞에 손 많이 가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나타난다. 이상한데 묘하게 끌리는 그와 교감하며 낯선 감정에 빠져든다. 드라마 7회부터는 본격적으로 우영우와 이준호 사이에 핑크빛 기류가 흘렀으며 지난 10회 방송부터는 키스신까지 이어졌다. 중간에 우영우는 사랑하는 사람을 결코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는 생각에 이별을 선택하기도 했지만 서로 사랑을 확인한다.

드라마 15회는 전자상거래 기업 라온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우영우의 생모 태수미의 아들 ‘최상현’이 해커라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최상현은 라온의 대표 김찬홍으로부터 개인정보를 빼내라는 부탁을 받고 해킹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된 엄마 태수미는 아들을 해외로 유학을 보내 증언을 막으려고 한다. 

우영우는 동복동생 최상현의 부탁으로 법무부장관 국회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태수미를 만나 최상현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한다. 그리고 아들에게 좋은 엄마라는 것을 잊게 하지 말아 달라고, 자신에게는 좋은 엄마가 아니었지마 아들에게는 좋은 엄마가 되어 달라고 요청한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우영우는 엄마 태수미한테 이런 이야기를 전했다. 그의 말이 이 드라마가 전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길 잃은 외뿔고래가 흰고래 무리에 속해 함께 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다큐멘터리에서요. 저는 그 외뿔고래와 같습니다. 낯선 바다에서 낯선 흰고래들이랑 함께 살고 있어요. 모두가 저와 다르니까 적응하기 쉽지 않고 저를 싫어하는 고래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게 내 삶이니까요.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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