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초여름 석문중학교. 중학교에 갓 입학한 우리들은 이준용 담임 선생님과 학교 교정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에 있는 사람들은 뒤줄 왼쪽부터 최길순, 홍희표. 이경숙, 인명숙, 조문자. 그리고 앞줄에는 이옥자와 선생님, 김삼자가 나란히 앉았다. 그로부터 어느덧 40년이 흘렀다. 수소문 끝에 당시 담임선생님이셨던 이준용 선생님을 찾았다. 선생님께서는 서울에 살고 계셨고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계시다가 정년을 마치신 뒤였다. 그리고 십대이던 우리들은 50대 중반의 중년이 되었다. 마침내 우리 석문중학교 당시 1학년 동기들은 이준용 선생님을 모셔다가 동창회를 열기로 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삼자랑 희표랑 명숙이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어디에 사는 것일까. 이리저리 흩어져 각자 자신만이 넘을 수 있는 40년의 산을 넘어왔는데.... 돌아보면 우리가 하나의 꽃에 달린 꽃잎들처럼 함께 아름다웠던 어린 때가 있었는데.... 눈물나게 보고싶은 친구들. 이제는 마음 깊은 곳에나 길을 놓아 가볼 수 있을까. 가고 없는 날들. 얘들아. 모두 잘 있는 거지? 날 잊지는 않은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