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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23.01.14 11:30
  • 호수 1439

친부 성폭력으로 피해자 극단적 선택
“당진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철저한 수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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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다 허용된다”며 강간 시도…딸 죽음에 이르게 해
1년 간 불구속 상태로 진전없는 수사…사망 후 친부 구속
“가정폭력·학대에 자식 방임한 아버지…무기징역 내려야”

▲ 친부 성폭력 피해자 사망과 관련해 당진지역 여성계가 지난 11일 당진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친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여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당진지역 여성계가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수사와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했다. 

지난 11월 7일 20대 여성 A씨는 “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했는데, 열 달이 지나도록 사건 처리에 진전이 없다”며 어머니에게 “끝까지 싸워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본지 제1437호 ‘친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한 여성 극단적 선택’ 기사 참조>

 

어머니 “친부 엄벌” 탄원서 받아 

어머니는 지난 4일 “감금과 성폭행으로 딸의 생을 마감케 한 친부를 엄벌해 달라”며 호소문을 올리고 법원에 제출할 탄원서에 서명을 받고 있다. 해당 호소문에 따르면 “가정폭력으로 딸이 5살 때 이혼했다”며 “딸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을 주장했던 친부는 이혼 후 딸을 방치했고, 결국 딸을 데려와 생활하는 중에도 친부는 평생 양육비 한 푼 보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선천적 청각장애가 있던 딸이 수술을 받아야 할 때도 수술비를 지원하기는커녕 수술에 대한 동의도 사정해 겨우 받을 수 있었다”면서 “학대와 괴롭힘으로 딸을 굴복시키려 했다”고 전했다. 

어머니는 친부의 성폭행과 관련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2021년 12월 31일 친부는 딸을 불러내 식당에서 밥과 술을 먹었고, 시간이 늦어 돌아가려는 딸에게 “아버지가 어떻게 사는지 봐야 하지 않겠냐”면서 본인의 집으로 데려갔다. 친부는 “씨름 한 번 해보자”며 딸에게 달려들었고, 폭력적인 상황에 두려움을 느낀 딸은 화장실로 들어가 언니에게 전화해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친부는 젓가락으로 화장실 문을 따고 들어왔고, 벗어나려는 딸을 구석으로 몰면서 뺨을 때리고 멱살을 잡았다. 속옷만 입고 있던 친부는 속옷을 무릎까지 내리고 한 손으로 딸의 허벅지를 잡아 바지를 내리려 하자, 딸은 “하지 말라”며 거부했는데 친부는 “아빠는 다 허용된다”며 강간을 시도했다. 어머니는 “강제추행이 아니라 강간”이라며 “폭행과 감금죄도 혐의에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딸은 사건이 발생한 지 10개월이 지나도록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는다며 괴로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딸은 “언론에 나온 사건은 빠르게 처리되고, 언론에 나오지 않은 사건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면서 사법체계의 불공정에 대해 울분을 토하다 “엄마가 끝까지 싸워서 바꿔달라”는 말을 유서에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어머니는 “친부는 연락처를 알아내 사업장까지 찾아와 폭언을 하고, 친부의 가족은 ‘아버지를 신고했다’고 비난했다”면서 “딸이 죽고 나서야 친부가 구속됐다”고 전했다. 그는 “친부가 징역을 살고 나오면 또다시 가해자의 폭력을 두려워 하며 불안 속에 살게 될 것”이라며 “딸의 목숨을 앗아간 친부에게 무기징역을 내려 사회로부터 격리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여성계 기자회견 열고 경찰 규탄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당진여성네트워크(대표 김진숙)와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회장 권오환) 주최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11일 당진경찰서 앞에서 진행된 이번 기자회견에는 당진어울림여성회(회장 오윤희)를 비롯한 지역 여성단체 관계자들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연숙·한상화 시의원이 참여했으며, 천안·아산지역의 시민단체에서도 함께했다. 

이들은 “당진에서 끔찍한 친부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 충격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며 “친부의 강제추행 혐의만을 인정하고, 구속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우리는 당진경찰서와 담당 수사관이 올바른 성인지감수성을 가지고 수사했는지, 철저한 수사의지가 있었던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이 되고 싶었던 딸은 정작 경찰로부터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해 참담함을 느꼈을 것”이라며 “당진경찰서의 안일한 대응이 참담하고 비통하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당진지역 여성계에서는 “피해자의 피해 사실에 입각해 가해자의 범죄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진행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당진경찰서에 수사 과정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또한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판을 진행하지 않고 있는 사법부의 현실에 분노한다”면서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피해자의 피해 회복에 기여하는 정의로운 판결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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