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줄기의 여러 산들과는 달리 뭉툭하고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이 마치 새끼 지리산이다. 나는 이따금 아미산은 암기운이 도는 여자의 산이라 느껴진다.
일봉에 올라 거칠어진 호흡을 잠시 가다듬고 이봉을 향한다. 이곳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 내고장이 알뜰살뜰 펼쳐지고 멀리 석문방조제 넘어로 고즈넉하게 바다가 펼쳐진다. 해발 350미터 서산 홍성 예산 등이 정겹게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경기도까지 내려다 보이는 곳 이곳이 바로 아미산의 정상이다.
산을 내려오며 자연속에 묻히는 것이 행복이며 잠시도 산을 떠나고 싶지 않은 충동을 느낀다.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힘차게 살아갈 용기를 얻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