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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산에서 한나절 - 천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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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양 희
<현대문학 designtimesp=15883>에 시가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는 「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 「사람 그리운 도시」, 「하루치의 희망」, 「마음의 수수밭」 등이 있다.

도곡동 뒷산이 낮다. 송전탑보다 낮고 국기 게양대보다 더 낮다
산이 낮다니! 산은 높은 것이라고 믿던 내가 무색해진다
산 아래 양재천이 하류로 내려간다. 그 끝에 버티고 선
재개발지구, 집들이 낮다. 무엇을 다시 개발한다는 것일까
사람들 몇, 비탈길 허덕허덕 오르고 있다. 높은 것이 뭐길래!
발 아래 잡풀들 불쑥 몸을 내민다. 하늘 아래 만물은
무등한 것이라고? 쪽박새 쪽박 깨듯 토막, 토막
우짖는다. 그래도 난 속수무책이다. 어느새 하늘의
뜻을 알아버렸으니… 오르막길을 탐할 수 없다
이제 가진 건 나이밖에 없으니… 산길 내려가며
중얼거린다. 그깐 내리막쯤이야. 겨우 그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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