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진 식 충남 당진 출생 단국대학원 석사과정 호수시문학회장 당진문화원 사무국장 ☎ 354-2367
겨울 만리포
얼마 만인가 술 취한 이 바다 천형으로 가지마다 내려앉은 겨울을 쏟아 붓는 해송의 비틀거리는 몸부림 얼마나 가슴 아파했던가 파도가 칼날을 세우고 문초할 때마다 소망이 미끄러진 하얀 알몸을 내보이는 바위섬 바다가 연신 겨울을 토해내며 구역질 하는 소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마음에도 없는 욕설을 퍼부었던 곳
이제 돌아와 보니 삶의 터전 마저도 부두에 묶여 조각나버린 어선들 그 갑판 위엔 펄럭이는 구인광고만이 겨울을 풀칠하고 있는데 찬바람 빗장에 가로막힌 남녘바람은 기약없이 수평선자락 빈 하늘만 맴돌고 아 아! 모래사장을 애무하는 차가운 파도소리 영겁으로 묶인 굴레를 벗어나는 포자들 그것은 분명 자유 그리고 끝없는 잉태의 몸짓 영원하여라! 무성생식의 무수한 포말이 가득 날리는 겨울 만리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