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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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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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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환씨의 ‘가을산을 오르며’

가을산을 오르며


바람 씻어내는 낙엽에

채색된 가을산을 보았습니다


높은 곳을 오르며

낮은 곳의 아름다움을 알았습니다


앞을 막아선 절벽을 보며

희망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발치에 밟힌 낙엽은 아픔이 아니라

모든 것에 풍요함을 주었습니다


뿌리를 뻗는 나무들의 외침은

가을산의 메아리를 듣게 하였습니다


덜렁거리는 작은 몸으로

가을산에 올라

이 세상 낮은 곳의 외침을 알게

되었습니다. 

 

“높은 곳에 오르니 비로소 낮은 곳의 아름다운 외침을 들을 수 있었어요. 산에 올라 내려다 본 가을 들녘의 풍성한 아름다움을 잊을 수 없습니다.”

김규환씨는 가을에 곱게 물든 단풍을 보기 위해 찾은 산에서 단풍 외에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절망의 끝으로 상징되는 절벽을 보면서 희망을 배웠다고 그는 시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자연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반성하게 되었다고.

80년대부터 시를 쓰기 시작한 그는 사물을 자신만의 느낌으로 표현하고 시로 적어 독자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시 쓰기의 매력에 빠져 지금껏 시를 지어왔다고 말했다.

“제 두 번째 시집 제목이 ‘파도를 모으는 섬’이에요. 파도가 섬에 부딪히는 것을 섬이 파도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표현해 봤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것들을 제 나름대로 시로 표현하고 다시 독자들에게 공감받을 수 있다는 것이 시의 매력인 것 같아요.”

그는 앞으로 사라져 가는 우리말을 시어로 표현해 후대에 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현대화 되면서 죽어가는 우리말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시를 쓰려고 노력하겠다고.

40여년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아온 김씨는 이제 교단을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는 내년 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그 동안 저와 인연이 닿았던 수많은 학생들을 생각하면 뿌듯하죠. 그들에게 뭔가 더 배풀어 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지만 제자들이 어른이 되어서 좋은 소식들이 전해지면 정말 보람 있어요. 교직은 정말 최고의 직업이에요.”               

 

김규환 씨

●고대면 슬항리 출생

●공주대 사범대학 졸업

●공주교육청 교육장 역임

●현 당진정보고등학교장

●나루문학회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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