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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만남-홍윤표] 고독은 새가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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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 않은 산중에
뻐꾹새 울음은 아침을 먹고 살았다
아침이면 그 울음이 얼마나 청량했던지
한 그루의 애상을 산하에 심고
산을 떠나선 살수 없는 산지기로 숲을 지키며
그저 산만 안고 살았다
산울림 사이사이 꽂히는 꽃비에 물안개는
먼 산을 포옹하고 오랜 침묵을 깬
산 벚꽃은 꽃망울을 떠트렸다
적막을 태우던 고요가 먼 산을 차오르자
고적한 산사의 풍경소리 깨우던
나의 새들이 나의 뻐꾹새들이
고독은 새가 달랜다며 마중 나갔다
오늘은 어떤 공간에서 머물다 어떤 시름으로
어떠한 음악을 타고 떠나려는지
아무도 모르는 먼 숲의 이야기이다
별들은 풀벌레 소리와 살아 온 삶일까
속속 마음이 무거운 표정이 핀다면
서로를 위로 한 뒤 떠나야 할
고독한 새들의 달램이다

“자연에서의 배움을 베품으로 남기고 싶다”


홍/윤/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진지부 부회장

정신없이 당진 읍내를 지나 한적한 정미면 길에 들어섰다. 모내기가 막 시작된 논길 사이를 지나 대호지면에 들어섰다. 대호지로 발길을 향한 것은 홍윤표 작가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홍윤표 작가가 있는 곳은 대호지면사무소. 대호지면장으로 예술에도 조예가 깊은 그는 시인이라 작사가이고 사진작가이다. 새소리 지지우고 공기 좋은 자연 속 대호지면에 잘 왔다며 반겨준 홍 작가는 자연 속 대호지면에 어울리는 시 한편을 소개했다.
“고요하고 산새소리가 들리는 아기자기한 동네에서 요즘은 주로 자연 속에서의 생활을 씁니다. 조용한 마을 논가에 서서 산새 소리를 들으며, 산을 바라보며 떠오르는 삶에 대해 시를 짓고 있어요. 제 첫 시집도 당진의 군조인 두루미를 주제로 한 ‘학마을’이었지요.”
이번 소개할 시도 자연 속에서 발견된 것이다. 홍 작가가 자연을 읽고 영감을 얻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창문 너머로 보인 빈집, 그리고 산자락의 조화가 시가 된다.
“살아가는 게 어렵잖아요. 그렇다고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것들이 많습니다. 자연 속에서의 인생 역경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새롭게 나아갈 길을 찾는 거죠.”
홍 작가는 시 외에도 작사를 하기도 한다. 시와 마찬가지인 주제로 가곡을 작사해 요즘에는 유명 작곡가들과 음반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홍 작가가 작사한 가곡들이 어느덧 8곡에 이르러 얼마 전에는 음반도 발매했다.
“시는 모든 것에 근본이죠. 노래나 그림이나 문화를 향유하는데 근본이라고 생각해요. 특히나 노래의 경우는 더욱 중요해지죠. 그래서 제가 시를 짓다보니 자연스레 작사도 하는 거에요. 시를 짓는데서 오는 느낌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도 같은 이치죠.”
평소에는 시를 쓰고 주말이면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서는 홍 작가. 앞으로도 이렇게 여유롭게 글을 쓰면서 문학지에 글을 보내고 많은 책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책 한권 한권이 시의 역사이자 자신의기록이기 때문이라고.
“지금도 문학지에 글을 많이 쓰고 있어요. 주제를 가지고 릴레이 시를 쓰기도 하고, 그렇게 보내주신 책을 모아 얼마전엔 도서실에 책을 기증했어요. 마을문고에 700권 가량을 기증했죠. 사람들이 문학에 대해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누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연혁
 - 1990 <문학세계> 신인상과 <계간> 발표 등단
 - 한국시인협회 회원
 -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회원
 - 충남문인협회 당진군지부 부회장
 - 시집 <학마을>, <겨울나기>
          <꿈꾸는 서해대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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