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나뭇가지팔을 뻗어 시냇물을 마시니 찬 기운이 갈비뼈를 따라 소용돌이치다 퍼진다. 마른 다리 아래로 시든 고음처럼 매달린 불알, 까치가 날아와 쪼아보다 간다. 상쾌한 남루. 창피까지 벗어버린 나체. 지저분한 개밥 찌꺼기에도 새롭게 돋는 맑은 식욕. 고통 속으로 느릿느릿 새어나가 돌아오지 않는 마음들. 마음이 씻겨나간 자리에 남은 상처들. 헐렁한 가죽들. 시냇물이 온몸으로 퍼지며 상처를 간지럽게 더듬는다. 고름이 터져나오던 자리마다 새로 어린 살이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