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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와 학교급식」6 Farm to school 참여농가와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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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는 음식을 누가 만드는가?”
미국 뉴욕의 ‘농장에서 학교로(Farm to School)’ 프로그램의 시행학교들
건강한 식단 형성에 다양한 교육효과 틔워내

[편집자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지역 소비자가 소비하는 ‘친환경 먹을거리 유통법’으로 ‘로컬푸드’가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당진에서는 2005년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건립을 추진, 현재 완공단계에 이르렀으며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지역 학교 급식의 식자재로 제공하는 일종의 ‘로컬푸드’사업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2011년부터 본격적인 당진농협연합사업단의 사업 시작을 앞두고 로컬푸드의 개념과 중요성, 나아가야할 방향을 짚어보고, 학교 급식과 로컬푸드가 활성화되어 있는 국내외 사례를 보도하고자 한다. 
공동취재단 : 당진시대, 평택시민신문, 태안신문, 양산시민신문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글 싣는 순서
①당진군 농협연합사업단
②완주군 농업기술센터 로컬푸드
③아산시 푸른들영농조합법인
④친환경우리농산물학교급식
   제주연대
⑤미국 뉴욕의 Farm to school
⑥Farm to school 참여농가와 학교
⑦미국 코네티켓의
   Hartford Food System
⑧Hartford Food System 참여농가

 


‘호박이 흙에 질소를 공급하면서 넓은 잎을 드리우면 키다리 옥수수가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든다. 날로 커져가는 옥수수를 타고 오이가 함께 자라기 시작한다.’
앞에서 열거한 것은 뉴욕 브루클린의 팜투스쿨 가입학교인 ‘브루클린 뉴스쿨(Brooklyn New School ps146)’ 학생들이 작물재배에 사용하고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서로 다른 작물들이 상호작용을 하며 긍정적인 역할을 이끌어가는 모습. 팜투스쿨 프로그램과 프로그램에 가입한 학교들, 그리고 학교 학생들이 함께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가고 있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교내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
‘팜투스쿨’을 선택하다
6년 전 본격적인 형태를 갖추고 뉴욕에서만 11개 지역의 학교에 로컬푸드를 공급하고 있는 팜투스쿨 프로그램. 팜투스쿨의 첫 출발은 좀처럼 양립되기 어렵다고 믿었던 ‘음식’과 ‘정의’의 공존을 위해서다.
해법은 의외로 간결했다. 그저 “내가 먹는 음식을 누가 만드는가?”라는 쉬운 질문에 대해 명쾌하게 답할 수만 있어도 음식에 대한 정의로움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밝혀진 음식의 분명한 출처는 신뢰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모든 이가 믿음직한 음식을 원한다. 그리고 먹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굳이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을 빼놓을 수 없다. 이러한 생각은 뉴욕 주 11개 지역의 학교를 팜투스쿨 프로그램에 가입케 했다. 11개 지역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각 지역마다 속한 학교가 일정하지는 않지만 적게는 10군데 남짓인 곳이 있고 많게는 100여 군데를 넘는 학교를 포함한 지역이 있다. 따라서 11지역이라는 규모는 어림잡아 600개에서 1000개에 달하는 학교이다.
이 수치는 곧 상당한 수의 학교들이 올바른 음식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한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자연의 가르침 범죄예방으로 이어져
브루클린 뉴스쿨(교장 안나 앨런브룩)은 팜투스쿨 프로그램을 도입한 학교 중 한 곳이다. 도입한 시점은 2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환경교사 겸 팜투스쿨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매튜(Matthew Sheehan, 사진 왼쪽)의 평가는 한마디로 ‘긍정적’이었다.
매튜는 “보시다시피 학교에는 다양한 채소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또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팜투스쿨로부터 검증된 농장을 찾아 직접 농사의 일부를 체험해 보기도 한다. 이렇게 작물을 재배하는 활동들은 아이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단지 흥미로운 신체활동이다.
그러나 그런 자연스러운 체험 속에서 과학을 배울 수도 있고 나아가 환경을 깨우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재배된 작물은 학교 급식 중 샐러드 공급 일부에 사용된다.
직접 재배된 신선한 작물을 먹는다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일이지만 더욱 긍정적인 효과는 따로 있었다.
다양한 식물을 재배하는 것, 또 기르기 위해 정성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정서가 순화됐다. 특히 범죄에 노출됐던 아이들의 경우 재범률이 낮아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중한 경험 얻는 시간…
미국 유기농 협회도 힘실어
또 다른 팜투스쿨 시행학교인 PS29(Public School 29, 교장 멜라니 우즈)에서 음식과 재배를 담당하고 있는 에밀리(Emily Freund, 사진 오른쪽)도 팜투스쿨 이후의 변화를 설명했다.
“우리학교에서는 허브, 베이즐, 스피아민트, 파슬리 등 다양한 작물이 자라고 있다. 모든 작물들은 우리학교의 만 4세에서 10세의 아이들이 직접 가꾸고 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과학을 배우고 있고 이것을 식단에 이용함으로서 동시에 영양학까지 알게 되는 셈이다. 최근에는 초록색 채소를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샐러드 바에서 이용하기 위해서이다. 가끔 특별하게 모든 샐러드를 유기농으로 먹을 수 있는 날을 만들어가며 신선한 채소 섭취량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빌딩숲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뉴욕 한 가운데에서 직접 식물들을 만진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교내에서 재배된 모든 작물은 아이들의 건강한 식단으로 돌아간다. 미국의 유기농 협회도 이런 움직임을 반기며 학교에 애플트리 등의 기부로 힘을 실어줬다.
양 학교의 반응과 같이 팜투스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들의 공통점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반응이었다. 학생들은 직접 키운 채소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했다. 신선한 식재료가 공급된다는 안심과 아이들에게서 확인할 수 있는 정서적인 안정은 부모님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시민 인식의 중요성…
로컬푸드 정착에 교훈으로
물론 팜투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생산되는 작물들이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모든 식재료를 충분히 공급할 정도로 완전한 양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뉴욕시는 학교급식에 쓰이는 식재료를 학교에 전문적으로 급식을 공급하는 4개의 주요업체에 의탁하고 있다. 그럼에도 식재료 공급업체의 큰 반발 없이 시스템을 활성화 시킬 수 있었던 요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아직은 샐러드 바 정도의 일부 식재료의 공급에 그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있지만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가능케 한 요인은 결국 시민들의 요구였다.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좋은 식재료로 비롯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인식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사실 원가만 놓고 따진다면 캘리포니아 등의 외부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와 가격경쟁이 안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뉴욕의, 그중에서도 안전한 식재료들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학부모와 학교들은 “식재료의 신선도, 신뢰할 수 있는 정도, 석유 값의 불안정함, 유통 및 보관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따진다면 더 나은 선택은 지역 내에서 생산된 신선한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인식을 전환해가고 있다.
작은 변화로 시작해 건강한 인식을 넓혀가고 있는 미국의 팜투스쿨 시스템. 이 예를 통해 국내에 커져가고 있는 ‘로컬푸드’ 시행에 대한 작은 힌트를 엿본 기분이다.
공동취재단 곽니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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