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는 자본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어요. 어떤 이들은 자본을 ‘신’처럼 모시기도 하죠.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는 많은 모순이 일어나고 있어요.”
수필가 노혜숙 작가는 자본주의로 인한 인간소외, 인간관계의 황폐화 등을 지적하며 현 세태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고전, 인문학, 사회과학, 심리학 등에 관심이 많은 노 작가는 좋은 글을 읽고 나를 다시 돌아보고, 내 안으로 그 글을 녹이는 일이 즐겁다고 전했다. 그는 “주부고, 수필가지만 다양한 종류의 책을 통해 시각을 확장할 수 있다”며 “시각이 풍부한 사람의 글은 넓이와 깊이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에 기본적으로 3~4권 정도의 책을 읽는다. 책을 많이 읽을 때는 한 달에 10만 원 넘게 책 값을 지출할 때도 있단다.
“요즘은 만들어진 베스트셀러가 많아서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책을 찾기 어려워요.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은 책을 많이 만나는 것 뿐인 것 같아요.”
노 수필작가는 책을 읽으며 만난 좋은 문구에는 밑줄과 별표를 아끼지 않는다. 또한 책을 다 읽으면 책 앞장에 완독한 날짜와 소감을 쓴다.
그가 추천한 <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의 앞 부분에는 ‘다시 읽고 싶은 책’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는 이 책을 ‘씹어먹어야 할 책’이라고 소개하며 “종이를 빠르게 넘기기 보단 책의 글귀들을 차곡차곡 마음에 쌓으며 읽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책은 저자인 신영복 교수가 성공회대에서 동영고전 독법을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신영복은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20여 년의 세월을 옥에서 보내던 중 1988년 8월 15일 가석방으로 풀려난 인물이다.
“20여 년동안 삭막한 공간에서 세월을 보냈음에도 신영복 작가는 새로운 문명에 대해 반듯하고 순한 결을 가진 문체로 표현하고 있어요. 책을 통해 사회의 모순과 해결점을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죠.”
그는 이 책을 교육계에 있는 이들과 역사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에게 추천했다. 노 수필가는 “요즘 대학은 지성인이라는 단어가 무색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을 통해 만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전에는 인간의 욕망과 생활이 밀접하게 담겨있어요. 책을 읽은 이들이 역사를 통해 자본주의 체제의 비판적 성찰을 하고, 새로운 문명에 대해 모색하는 출발점에 설 수 있길 바랍니다. ”
읽은이가 밑줄친 구절
체계적인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했을 경우에 비로소 우리 삶의 도처에 자리 잡고 있는 감염부위를 수시로 발견 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전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보다 성찰적 관점을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읽은 이가 추천하는 다른 도서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여덟 명의 작가가 절망의 시대를 살아가는 삶에 대해 고민하고 소통하고 성찰하는 책.
<나라서 참 다행이다> 이 책은 바닥에 떨어진 자존감을 구할 실용적 심리학 행동 법칙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