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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전설을 찾아서 8
고기 잡으러 떠난 남편 기다리다 바위 된 아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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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면 가곡리 쌍바위, 할매바위

<편집자주>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수많은 전설들이 전해진다. 스쳐지나가는 고개, 바위, 길 하나에도 지역의 역사가 담겨 있고 숱한 사연이 있다. 하지만 지역의 전설들은 당진의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자리를 잃고 사라지고 있다. 이번 기획은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기록하고, 많은 이들에게 지역의 이야기를 전달해 지역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자 시작됐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 됩니다.

 

무당들이 할매바위에 제사 지내기도
현대제철 등 공장 입주로 사라진 마을

 이전에 금술 좋은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좀처럼 자식이 생기지 않아 고민이었다. 그래서 항상 부부는 하눌님께 아들을 점지해 달라고 기도를 드리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부인이 임신을 했고 두 부부는 기쁨에 휩싸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부인은 쌍둥이를 낳았다. 쌍둥이를 낳으면 그 집에 액운이 들어닥친다는 말이 있었기 때문에 부부는 고민에 빠졌다. 결국 그들은 딸에게 약간의 먹거리와 밥 짓는 법을 알려주고 외딴 섬에 딸을 버렸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 집안이 부유해지고 아들도 장성했다. 그러던 중 아들이 고기잡이를 나가 사람이 살지 않는 섬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섬으로 다가갔다. 그 섬에는 웬 처녀가 옷도 입지 않고 물고기를 꿰어 불에 굽고 있었다. 나무 뒤에 숨어 그 모습을 살피던 그는 그 처녀가 자신의 얼굴과 닮은 것을 보고 필연이라 느껴 말을 걸기 위해 다가섰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손을 잡자 하늘에서 벼락이 일며 두 남매를 바위로 만들어 버렸다. 그 바위가 바로 성구미 앞에 위치한 쌍바위다. 이전에는 바위로 변한 날이 되면 두 바위가 굴러와 붙었다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또한 이곳에는 남편이 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로 나가 소식이 없자 남편을 기다리던 부인이 바위가 됐다는 할매바위 전설도 함께 전해지고 있다. 할매바위에는 영험한 기운이 깃들어 있다고 여겨져 전국에서 무당들이 방문해 제를 지내고 있다. 

개발에 사라져가는 마을
송산면 가곡리에는 마을마다 바위마다 곳곳에 전설이 많았지만 현대제철 등 기업들이 입주하기 시작하면서 마을이나 전설에 얽힌 바위들이 공장부지로 변해버렸다.
가곡리 노인회 정치웅 사무장은 “이전에 가곡리 성구미는 전국에서 18번째 안에 드는 아름다운 포구로 선정되기도 했다”며 “아름다운 경관과 작은 마을들이 공장이 들어서면서 다 사라져아쉽다”고 말했다.
가곡리 주민들이 가장 친밀하게 느끼는 할매바위는 이전엔 물질하는 여인들의 약속의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가곡리 박영구 지도자는 “이전에 물질을 하러가거나 바다에 놀러갈 때 할매바위 앞에서 만나자는 말을 많이 했다”며 “마을에서는 할매바위를 모르는 이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할매바위도 가곡리 앞바다에 선석공사가 예정돼 있어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마을이나 지역이 언제 없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사진을 찍어두고 있어요. 사진을 찍어 놓지 않는다면 나중엔 볼 수 없게 돼버리니까요.”

[인터뷰] 박영구 지도자, 정치웅 사무장


“아름답던 자연 환경 그리워”
“가곡리는 삼면이 바다였고, 염전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었죠. 때때로 ‘그때 그 자연을 이용해 관광을 활성화 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곤 하죠.”(정치웅 사무장)
“곧 옛 추억이 담긴 바다가 사라지게 되겠죠. 고향에서 추억을 그리워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박영구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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