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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선의 포구 이야기] 깔판포구 1 거적 깔아 꽃새우 말리던 ‘깔판포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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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신평의 포구들은 삽교호관광지가 조성된 운정포구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소규모 포구들이다. 그중에서도 깔판포구는 지역 어민들이 주로 이용할 뿐 관광객은 물론이고 지역주민들에게 조차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이런 깔판포구도 화려했던 전성기가 있었다.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주변의 다른 포구 어디에도 제대로 된 선착장이 마련돼 있지 않았던 시절, 깔판은 지형적 특성상 가장 많은 어선들이 정박했던 포구였다.

석화산 아래에 위치한 깔판포구에는 모래해변이 넓게 형성돼 있어 어선을 정박하고 이용하기 편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삽교천관광지에서 음섬포구까지 조성된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깔판포구를 중심으로 해안가에 모래해변이 남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다 1960년대 후반 맷돌포구에 선착장이 들어서고 인천행 증기선이 기착하면서 깔판포구를 이용하는 어선들이 서서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깔판포구가 주변 포구와 구별되는 특징을 키워드로 살펴보면, 말린 꽃새우와 피난민 정착촌이다. 깔판이란 지명은 아산만에서 새우, 강다리, 황색이 등을 잡아 거적을 깔아 말리던 해안지대에서 유래됐다. 지역주민들의 구술에 의하면 1950~60년대에도 깔판포구 주변 마을과 해안가에서 꽃새우를 말리던 풍경을 흔히 목격할 수 있었다.

또한 깔판포구는 맷돌포구와 더불어 피난민들이 배를 이용해 신평지역에 유입된 지역이다. 해안지역으로 유입된 피난민 중 다수가 깔판포구에 정착촌을 이루고 살며 어업에 종사했다. 지금도 깔판포구에는 10여 가구에 가까운 피난민 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이밖에 구술자들이 언급한 포구의 생활문화 패턴은 대게 주변에 위치한 음섬포구 및 맷돌포구와 유사하다. 맷돌포구와 음섬포구, 깔판포구는 모두 1~2km 반경 내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을 이용하는 어선들의 조업 구역이 유사한 점을 고려하면, 이 세 포구의 번성과 쇠퇴, 조업의 형태와 특징이 같은 이유가 자연히 설명된다.

당진시대방송미디어협동조합 우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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