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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두 번쯤이었던가, 그것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였지요. 그것도 그저 밥을 먹었을 뿐 그것도 벌써 일 년 혹은 이 년 전일까요? 내 이름이나 알까, 그게 다였으니 모르는 사람이나 진배없지요 그러나 가끔 쓸쓸해서 아무도 없을 때 왠지 저절로 꺼내지곤 하죠 가령 이런 이국 하늘 밑에서 좋은 그림엽서를 보았을 때 우표만큼의 관심도 없을 사람을 이렇게 편안히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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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4.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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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양 희- 1942년 부산 출생- 이화여대 국문과 졸업- 1965년 <현대문학 designtimesp=15634>으로 등단- 시집 '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 '오래된 골목', '하루치의 희망', '마음의 수수밭' 외 다수발 없는 새는 날다 지치면바람 속에서 쉰단다. 바람 속에서 쉬다니!산버찌를 많이 먹으면눈물 날 일이 생긴단다. 눈물이라니!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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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4.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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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지 않는 마음 나희덕 여기에 내리고 저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 끝에 쟁쟁 깨지는 슬픔의 돌멩이 몇 개 그것마저 내려놓고 가는 길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어느 나무그늘 아래 부려두고 계신가요 여기에 밤새 비 내려 내 마음 시린 줄도 모르고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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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4.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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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나무 그늘에 앉아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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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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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손수건고완수홀로 먼 길 찾아와 지친 그리움으로 찾아와 단번에 날 찾지 못하면 여기 저기 두리번거리며 애타게 찾을 것 같아 마음 졸일 것 같아 그런 걱정일랑 두고 오라고 아예 편한 걸음으로 오라고 어디서나 볼 수 있도록 온몸으로 내 건 손수건 지금껏 네가 오기를 나도 간절하게 기다렸다는 내 노란 마음 한 장 고완수" 대전 큰시 동인" 석문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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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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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 떠난 연윤성의얼레에 매였던 연줄을 끊고 떠나다나무 가지에 발목 잡혀갈기갈기 찢기며떨어질 자유도 잃고너털너털 웃고 있다.웃고 있는 그 얼굴에과거야 쓰디 쓴 잔돌아보는 눈길이끊긴 줄에 밟혀도바람은 그 떠난 자리를돌아보지 않는다.* 충남 당진 출생* 전 문인협회 당진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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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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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매-K시인님!이제매듭을 풀어요당신이눈물로 시를 쓴다기에내가오늘개바늘씨한테 물어보았더니생은어떻게든지살아서 남는 것이랍니다양말목쟁이든 옷소매이든팔꿈치이든 겨드랑이든머리에 쓴 수건이든 장갑 솔기에까지붙어서 살아남는 것이 최고래요참새가 눈흘기며못 먹을 씨라고 흉보아도아랑곳하지 말라 하네요K시인님씨앗이라고무조건 동그란 것만이아니래요뿔이 달렸어도 살다보면본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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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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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붕 영동대문 재래시장 모퉁이마천루 처럼 길게 늘어진 빌딩 숲으로한 지게꾼이 올라간다길거리 오가는 인파지게를 져본 사람 몇이나 될까신기한듯 바라보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무겁다나는 지게꾼이 내려오기를 기다린다축 늘어진 어깨를 만나는 순간돌아가신 형님을 만난 듯달려가 지게를 만져본다나는 어려서 지게를 지고 형님 뒤를 따라 다녔다형님 처럼 짐을 많이 져보기를 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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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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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 재투명해지려면 노랗게 타올라야 한다은행나무들이 일렬로 늘어서서은행잎을 떨어뜨린다중력이 툭, 툭, 은행잎들을 따간다노오랗게 물든 채 멈춘 바람이가볍고 느린 추락에게 길을 내준다아직도 푸른 것들은 그 속이 시린 시월내 몸 안에서 무성했던 상처도 저렇게노랗게 말랐으리, 뿌리의 반대켠으로타올라, 타오름의 정점에서중력에 졌으리라, 서슴없이 가벼워졌으나결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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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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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시집 『입 속의 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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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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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가슴정 기 원 정기원·충남 당진출생·「문학공간」으로 등단·한국문인협회 회원·당진문인협회 회원·시집 『벽에 걸린 세월』·당진군청 재직첫 새벽 일으켜소백산 비로봉 오른다깔딱 고개, 숨이 차오르던 길 잠시 내려다본다입 꽉 다물고 있는앙칼진 노처녀같은 산매운 바람은 길을 지워산마루는 더디기만 하다씩씩거리는 거친 호흡마다눈 위에 녹차 향 풀면한 철 입어도 희디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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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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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리를 꿈꿈다 이정록 번데기로 살 수 있다면 버드나무 껍질에 세들고 싶다 한겨울에도, 뿌리 끝에서 우듬지 끝까지 줄기차게 오르내리는 물소리 고치의 올 올을 아쟁처럼 켜고 나는 그 소리를 숨차게 쟁이며 분꽃 씨처럼 늙어갈 것이다 고치 속이, 눈부신 하늘인 양 맘껏 날아다니다 멍이 드는 날갯죽지 세찬 바람에 가지를 휘몰아 제 몸을 후려치는 그의 종아리에서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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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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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리에서장만호함부로 살았다, 탕진할 그 무엇도 없었다 그대에게 말할까 말까, 사랑하는… 어머니 나를 불쌍히 여기사 석달 열흘 한 줌의 마늘과 쑥을 드시고도, 강림하지 않는 아버지를 우리가 기다릴 때 그대를 만나고 미아리나 수유리 저녁을 만날 때 간혹 희망은, 뽑지 않은 사랑니처럼 아팠다, 생애의 묽은 죽을 반추하거나 희망과 혁명을 바꿔 부르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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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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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分身해 뜨는 벌판에 노고지리 춤 노래청산 메아리가 화답하는 황금소 소리도어쩌면 들려올것만 같은데삼지날은 벌써 지났어도 강남갔던 제비들흥부집 찾아 빨래줄에 새봄인사 못듣고그 맵시 보이지 않으니어느 농가 할머니 복조리같은 해묵은 둥지 허물지 않고제비가 돌아올 터인데 초조하더라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오며는 이 땅에도 또다시 봄은 온다고 했는데뜸북 따옥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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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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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말-정양-가을 바닷가에 누가 써놓고 간 말 썰물진 모래밭에 한 줄로 쓴 말 글자가 모두 대문짝만씩해서 하늘에서 읽기가 더 수월할 것 같다 정순아보고자퍼서죽겠다씨펄. 씨펄 근처에 도장 찍힌 발자국이 어지럽다 하늘더러 읽어달라고 이렇게 크게 썼는가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 손등에 얼음조각을 녹이며 견디던 시리디 시린 통증이 문득 몸에 감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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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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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 썼습니다한 뼘 되는 가위지금까지 많은 종이들을 헤어지게 만들었지요그리고 마침내 스스로 자석이 되었습니다클립이나 작은 못쯤은 거뜬히 들어올리지요그래서 뭘 어쩌자는 걸까요지상의 모든 자석들은 알고 있을까요아무리 끌어당겨 몸에 붙여도그런 식으로는 누구와도 한몸이 될 수 없는 일을요스테인리스 스틸이라는 문신이 무색하지 않게녹, 상처 하나 없이 잘 살아왔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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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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雲霧 풀린 하늘가至高 至美 至善의 가득한 眞理로世事 이겨내 우뚝한 곳아미산.달래달래 수줍어붉어진 진달래 어디 숨었나.偶然 아닌 必然의 履歷을 간직함이여.해와 달 넘나드는맑은 물 푸른 숲神話 깃든 봉우리.唐津 人情 가득 채운 봄바람에어우르는 솔잎따라彩雲鶴 덩실덩실끈기의 한 토해내는 原始의 숲깨어난다.놓칠 수 없는 時間의 발자국 속에조각조각 정겨움으로 마주한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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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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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남마당에는 살구나무가 한 주 서 있었다일층은 주인이 살고그 옆에는 바다 소리가 살았다아주 작은 방들이 여럿하나씩 내놓은 창(窓)엔살구나무에 놀러 온 하늘이 살았다형광등에는 쉬라쉬라 소리가 났다가슴 복잡한 낙서들이 파르르 떨었다 가끔 옆방에서는 대통령으로 덮은짜장면 그릇이 나와 있었다감색 목도리를 한 새가 하나 자주 왔으나어느 날 주인집 고양이가총총히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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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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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길(재경당진군민회 회장)우리 재경당진군민회의힘찬 도약을 위해출향 인사들의 사랑방을충무로에서 을지로에 옮겨놓고정성스런 마음으로 새 문패를 달았다. 일찍이 선배님들의 높은 식견과 안목으로출향 인사들을 발굴하여당진 향우회로 출범한지 어언 46년인생고락을 함께 나누며우리들의 긍지와 위상을 높여왔다. 선배님들의 애향심과 얼을 이어받아우리고향 당진의 발전을 위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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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3.05.0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