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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떼가 헤엄치고 있다그녀의 맨발을 어루만져주고 싶다홍조가 도는 그녀의 맨발실뱀이 호수를 건너듯 간질여주고 싶다날개를 접고 호수 위에 떠 있는 오리떼맷돌보다 무겁게 가라앉는 저녁해우리는 풀밭에 앉아 있다산너머로 뒤늦게 날아온 한떼의 오리들이붉게 물든 날개를 호수에 처박았다들풀보다 낮게 흔들리는 그녀의 맨발두 다리를 맞부딪치면새처럼 날아갈 것 같기만 한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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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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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6년생-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뿌리에서,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등의 시집이 있음- 1998년 김수영문학상 수상차오르는 몸이 무거웠던지새벽녘 능선 위에 걸터앉아 쉬고 있다神도 이렇게 들키는 때가 있으니!때로 그녀도 발에 흙을 묻힌다는 것을외딴 산모퉁이로 돌며 나는 훔쳐보았던 것인데어느새 눈치를 챘는지조금 붉어진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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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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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4년 광주 출생" 한양대 교육대학원 및 우석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87년 시집 <사람 designtimesp=31160>으로 작품활동 시작바다 옆에 연못이 있었습니다갈대를 전문으로 키우고 있었지요갈대밭에 연못이 들어간 것같이하루살이 안에 갈대가들어찬 것같이나 몹시도 괴로웠습니다내 눈에 젖은 것이 혹,당신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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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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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삶을 생각하기보다죽음을 먼저 생각하게 될까봐 두려워라세상이 나를 버릴 때마다세상을 버리지 않고 살아온 나는아침햇살에 내 인생이 따뜻해질 때까지잠시 나그네새의 집에서 잠들기로 했다솔바람소리 그친 뒤에도 살아가노라면사랑도 패배할 때가 있는 법이다마른 잎새들 사이로 얼굴을 파묻고 내가 울던 날싸리나무 사이로 어리던 너의 얼굴이제는 비가 와도마음이 젖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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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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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7년 7월 2일 독일 슈바벤에서 출생 「게르트루트」, 「청춘은 아룸다워라」, 「데미안」, 「꽃나무가지」, 「도상」, 「인도에서」 1962년 8월 9일 사망떨어지는 마른잎과 거센 바람이걸어가는 나를 향하여 흩어져 온다그러나 나는 모른다. 가엾은 아가야우리들이 오늘 어디서 쉬어 갈는지언젠가는 너도 바람 속을, 지쳐근심에 싸여 뛰어다닐 것이다그러나 나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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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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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 철" 1945년 충남 홍성 출생" 1968년 「降雪의 아침에서 解氷의 저녁까지」로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에흐린 강물이 흐른다면흐린 강물이 되어 건너야 하리디딤돌을 놓고 건너려거든뒤를 돌아보지 말 일이다디딤돌은 온데간데 없고바라볼수록 강폭은 넓어진다우리가 우리의 땅을 벗어날 수 없고흐린 강물이 될 수 없다면우리가 만난 사람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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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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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진 식- 당진 출생- 호수시문학회 회원- 당진문화원 사무국장캄캄한 밤길을 헤메일 때떨리는 손으로 촛불을 밝히며눈물 흘려준 사람이었다구차한 삶의 운명에 무거워할 때나의 수레를 대신 끌어주고나의 작은 몸이 불타고 있을 때비가 되어 슬픈 영혼을촉촉이 적셔준 사람이었다세찬 눈보라가 휘몰아 치기 전나를 위해 미리 낙엽이 되어 준 사람내 모든 것 다 바쳐도대신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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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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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도 현 1961년 경북 예천 출생 1984년 신춘문예 당선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등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 '사진첩' 등해 뜨는 아침에는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그대에게 가고 싶다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밤새 퍼부어대던 눈발 그치고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나도 금방 헹구어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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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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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미 / 계성초등학교 5학년가자가자 감나무 방귀 꼈다 뽕나무미안해요 사과나무낮 무섭다 밤나무음매 음매 소나무돈 맡기자 은행나무바다여행 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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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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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가장 먼저 느낀당신의 이름은 어머니입니다.나의 마음속을다듬고 보듬어 주시는당신의 이름은 어머니입니다.액자의 틀처럼우리의 사이는 정해져 있지만나는 그 사이를일부러 깨려하진 않습니다.당신의 이름이어머니기에 내 이름이생겨나기 때문입니다.마음 속 상자 안에가두어 두었던 말사랑합니다...이젠 조금씩 꺼내보려 합니다.당신의 이름은...태양보다 눈부신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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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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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환조금초등학교 3학년엄마의 손엔살이 벗겨졌다엄마의 손엔마늘 냄새가 난다하루종일마늘을 까니까옷을 사준신다고학용품을 사주신다고엄마의 손엔언제나마늘 냄새가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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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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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전북 임실 출생 덕치초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시집 '섬진강', '그리운 꽃편지', '그 여자네 집', '나', '강 같은 세월', '꽃산 가는 길' 등오늘이 어제인 듯 세월은 흐르는 물 같지만새로 오는 봄그대 앞에 서면 왜 이렇게 내 마음이새 잎처럼 피어나는지어느 날인가 그 어느 봄날이던가한 송이 두 송이 꽃을 꺾으며 꽃 따라 가다가문득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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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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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1년 경북 예천 출생" 원광대 국문과 졸업" 시 「모닥불」, 「그리운 여우」, 「외롭고 높고 쓸쓸한」등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죄 짓는 일이 되지 않게 하소서나로 하여 그이가 눈물 짓지 않게 하소서사랑으로 하여 못 견딜 두려움으로스스로 가슴을 쥐어뜯지 않게 하소서사랑으로 하여 내가 쓰러져 죽는 날에도그이를 진정 사랑했었노라 말하지 않게 하소서내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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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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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정 춘" 1941년 전남 순천 출생" 순천 매산고등학교 졸업" 1968년 신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편저 [시인의 돌]애인아우리가 남 모르는 사랑의 죄를 짓고도새빨간 거짓말로아름답다 아름답다 노래할 수 있으랴우리가 오래 전에똑같은 공중에서 바람이거나어느 들녘이며 야산 같은 데서도똑같은 물이고 흙이었을 때우리 서로 옷 벗은 알몸으로입 맞추고 몸 부비는 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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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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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양 희<현대문학 designtimesp=15883>에 시가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는 「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 「사람 그리운 도시」, 「하루치의 희망」, 「마음의 수수밭」 등이 있다.도곡동 뒷산이 낮다. 송전탑보다 낮고 국기 게양대보다 더 낮다산이 낮다니! 산은 높은 것이라고 믿던 내가 무색해진다산 아래 양재천이 하류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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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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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덕 기초대 발행인장약국 대표아미산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일상의 피로가 서서이 풀리고뒤틀어진 심사도 제자리로 돌아가고마음은 한없이 평온해진다.얼마나 걸었을까.호흡이 조금씩 거칠어지고등허리는 땀이 촉촉하게 배어오기 시작한다.여기 저기 불필요한 시설물이 눈에 거슬리지만아미산 오르기는 편안함 그대로다.가야산 줄기의 여러 산들과는 달리 뭉툭하고똬리를 틀고 있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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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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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에 비가 오면마당 가 꽃밭에서작년에 못다 핀 꽃나무의 그림자들이물에 젖은 머리칼을 풀어뜨리며제 발등을 촉촉히 적셔 주고 있고봄밤에 비가 오면세상 모르고잠 깊은 여자여그대 풀빛으로 무르녹은 몸통을 뒤져밤새도록 풀냄새를 맡아 봐야겠고봄밤에 비가 오면빗소리를 가차이 귀에 듣는사람도 빗물처럼흙 속으로 젖어들고뿌리가 허옇게 내린 잠 좀 자야겠다시인 서 정 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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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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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한편-1949년 전남 구례 출생-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1969년 <월간문학 designtimesp=26468> 제3회 신인 작품공모에 시 당선-시집 <바람속으로 designtimesp=26470>, <길은 멀다 친구여 designtimesp=26471>,<이슬 맺힌 노래 designtime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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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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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내가 죽어무성무성 무덤풀로 자란 뒤에아무리 불러도 대답 않으리이미 나는 죽어예저기 상사화로 피어난 뒤에아무리 편지해도 답장 않으리때늦은 후회의 목소리우리 둘만의 솔숲이여 강둑이여제 아무리 전화해도 응답 않으리입 속에 가슴 속에풀 뿌리 아카시아 뿌리 박혀와대답은커녕 속울음조차 못 울 것을나 떠난 뒤그대 아무리 불러도끝끝내 아무 말 못하리시집 '돌아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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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2.02.1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