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화방에 들렸다 우연히 한지를 발견했어요. 한지가 그렇게 다양한 색이 있는 줄 그때 알았죠. 조상들의 멋과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한지는 참 매력적인 소재예요.”김준섭씨는 교직생활을 하면서 따로 화실을 만들지 않았다. 게다가 서양화를 전공한 터라 좁은 공간에서 작업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던 차에 한지가 눈에 띈 것. 좁은 공간에서도 작품
“바다 한가운데서 아침해를 맞아 본 적 있나요?물에 빠져 생사를 다투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것, 그것이 바다예요.”“세월 낚는 것부터 배워야 해요. 물고기를 낚는 것부터 배우면 욕심이 생겨서 못 쓰지.”지난 30년간 바다 위에서 살아온 조수남(63)씨가 바다를 찾는 낚시꾼들에게 늘 하는 말이다. 그에게 바다는 노력하고 기다리는 만큼의 대가를 반드시 돌려주는 곳이다.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욕심없이 사는 것. 그것이 30년 배 위에 살면서 바다로부터 배운 철학이다. 새벽 5시면 그는 어김없이 바다로 향한다. 장고항에서 1시간 반가량 나가
공사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근. 시멘트 사이에 박혀 삐죽삐죽 솟아 있는 철근은 어쩐지 무섭기까지 하다. 그런 철근이 백준기(32)씨의 손을 거치면 한없이 따뜻한 태양이 되고 빛이 된다. ‘빛-조합’은 그가 당진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으로 철근을 잘게 잘라 용접하고 연마해 ‘빛’을 상징화한 작품이다. “작은 철근들을 조합해 하나의 형태를 만들었어요.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발자국 소리에 노래를 멈췄다가도 숨죽이면 이내 노래를 시작하는 개구리들. 녀석들의 노래가 시작된 걸 보니 여름이 오려나 보다. 노랫소리를 따라 논길을 달려 도착한 이경자씨의 작업실에서 우연처럼 녀석을 만났다. 책갈피 사이에서 빼꼼이 머리를 내민 녀석은 개구쟁이 같았다. 그녀는 작은 세상에 갇혀서 큰 세상을 보지 못했던 예전
물감들을 물에 풀어 놓은 듯 은은한 분위기가 스케치북에 막 그려 놓은 수채화 같다 싶었는데 아니었다.문현수(47) 교사의 작품은 누구나 한번쯤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해봄 직했을 ‘홀치기염’이다. 면이나 실크 등 천 전체를 염색을 하는 일반적인 염색이 아닌 염색 전에 천을 묶기, 접기, 바느질 등을 이용해 부분적으로 염료의 침투를 막아 문양이 나타나게 하는 염
홍현경 작가한남대 미술교육대학원 졸업 93 대전시 미술대전 01~06 한국미술협회전한국미술협회 회원 하얀 배꽃 봉오리가 나뭇가지마다 물든 과수원 그늘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 한적한 시골 마을 작은 화실에는 화가의 그림이 무심한 듯 운치 있게 걸려 있다. 어느 화첩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풍경이 고대면 승산리 홍현경 작가의 화실에서 펼쳐진다. 첫 아이가 이
어쩐지 아이가 그린 그림 같다. 거친 선이며 서툰 듯한 붓 칠이 아이의 것 같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제목이 ‘동심’이란다. “아이들의 그림이 참 좋아요.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톡톡 튀는 생각이 그림에 그대로 묻어나거든요.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을 닮고 싶어서 그림을 그릴 때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예요. 어릴 적에 느꼈던 계절에 대한 순수한 감정을 그대로
그녀의 그림에선 제주도의 바람이 분다. 푸른 바다 냄새 가득한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고, 머리칼을 흔들어 놓는다. 바람 많은 제주도에서 온 김정희(39) 씨의 그림은 그래서 어쩐지 흔들려 보이기도 하고, 탁해 보이기도 하다. “바람이 많은 제주도의 풍경은 늘 변화가 많아요. 바람이 한번 지나고 나면 나무들도 풀들도 모두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죠. 그런 바람의
따뜻한 봄날 오후, 그의 화실에서 박 정(35) 화가를 만났다. 아트서울전을 준비하느라 바쁜 날들을 보내 몸이 좋지 않을 듯도 한데 그의 얼굴은 묘할 정도로 평온해 보였다. 박 화가의 ‘시선’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을 바라보고 앉아 있는 여자를 그리고 있다. 영화의 한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그가 재구성한 이 그림은 기독교에서 성령을 의미하는 빛을 바라보는
한때 ‘미술� ?玖� 하얀 스케치북에 붓으로 풍경을 그리는 모습을 떠올리던 때가 있다. 하지만 요즘은 미술의 영역도 ‘장르파괴’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해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활동적이라 할 수 있는 분야는 백태현 작가가 주로 작업하는 ‘조각’과 ‘설� ?� 아닐까. 백 작가가 2002년 6월 홍익대에 설치한 작품 ‘freedom(자유)’은 작업의 활동성을 그대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지희 작가는 행복한 삶의 필요조건으로 ‘소통’을 꼽는다. “무엇보다도 자기 내면과의 끊임없는 소통으로 상황에 맞게 잘 변화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죠.” 김 작가는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인간의 여러가지 모습을 내면의 방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중 소통7(부제;두개의 방)은 주사위로 표현된 갇힌 삶과 열려 있는
하얀 나무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분다. 마음에 쌓인 울적함을 거둬 간다. 머리칼을 흔들어 놓는 바람이 상큼하기까지 하다. 김은실 작가의 ‘숲’ 앞에서 잠시 바람을 쐰다. “바람을 쐬면 답답하던 마음이 시원해지잖아요. 머리칼을 온통 흔들어 놓을 만큼 센 바람이지만 차갑지 않은 그런 바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김 작가는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바람을 표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