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덕읍 운산리에서 K헤어살롱을 운영하는 강복순 원장은 여행을 좋아한다. 그의 첫 해외여행은 1988년 태국, 홍콩, 일본 패키지 여행이었다. 그때 그는 태국에서 일본으로 경유하는 공항에서 캐리어를 잃어버렸다. 한참을 찾다가 포기하고 다시 태국으로 향할 때 쯤 다른 캐리어들 사이에 숨어있던 캐리어를 찾았다. 첫 여행이었고 또다른 행선지가 있었기 때문에 당혹스럽고 아찔한 기억이지만 30년이 지난 지금에서는 이러한 에피소드가 있어 그 여행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여행 이야기를 술술 풀어나간 강 원장이 당진시대 독자들에게 소개할 책 역시
채운동에서 거주하고 있는 이은정 씨는 당진에 터를 잡은 지 20년 정도 됐다. 서울에 살던 그는 목장을 운영하는 남편을 따라 당진에 왔다. 현재 남편의 목장은 서산에 위치해 있지만 여러 이유로 당진에 정착하게 됐단다. 그는 유년시절 서울에서 살다가 서산 할머니 댁으로 이사왔다. 한약방집 딸이었던 할머니 댁에는 한학과 관련된 책이 많아 어린 그가 읽을 만한 책이 없었다. 우연히 작은아버지 댁에서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을 보게 된 그는 몇 날 며칠 작은 아버지댁에서 전집만 읽었다. 또 학창시절에는 문학반에서 활동하며 더 많은 책을 접하기도
순성면 양유리에서 거주하고 있는 전명례 씨가 서울에서 당진을 찾은 지 어느덧 20년이 지났다. 귀농을 원했던 남편 따라 연고 없는 당진에 자리한 그는 지금까지 인삼농사를 짓고 있다. 그러던 중 9년 전 남편이 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자, 전 씨는 첫사랑이던 남편을 잃은 슬픔에 한동안 힘든 날들을 보냈다. 그러다 우연히 나루문학회를 알게 됐고, 2016년 봄부터 문학회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더불어 당진문화예술학교에서 수필 강의를 들으면서 당진수필문학회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전 씨는 “남편을 여의고 나서 마음이 너무 힘들었는데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에요. 30대에 혼자가 되면서 느낀 고독과 고통을 이 책을 읽으며 극복했어요. 이 책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헤쳐나갔을까 싶어요.”신평면 운정리에서 신성부동산을 운영하는 박성은 씨는 올해 63세다. 그는 35세의 젊은 나이에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 가슴 한편에 아픔을 갖고 살아왔다. 그러다 신영복 교수의 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면서 위로를 받고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 그가 지난 1999년, 2009년, 2021년 3번이나 읽은 이 책은 1968년 통일혁명당
채운동에 살고 있는 김윤아 씨는 지난 2018년 12월 말 뇌하수체에서 종양이 발견돼 큰 수술을 받았다. 당시 병원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그는 다시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독서를 좋아했던 그는 호서대 평생교육과 독서심리상담에 대한 수업을 들으면서 3년 전부터 독서심리상담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김 씨는 중학생 때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20대 때에는 하루에 3권의 책을 읽기도 했다. 지금은 대학원 공부로 인해 독서하는 시간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신평면 금천리에 거주하고 있는 안기원 씨는 지난 2012년 경기도 포천에서 당진으로 이주했다. 한 남자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로서 살았던 안기원 씨는 2016년 유방암 판정을 받으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안 씨가 걸린 유방암은 3중 음성으로 유방암 중에서도 가장 악성이다. 안 씨는 “남편의 권유로 건강검진을 했는데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며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간 날에는 아무 일 없을 거라는 생각에 가족이 모두 동행했는데 암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참담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암 판정을 받고 나오는데 11살 된 딸이 나를 안
신평면 거산리에서 정직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황태호 원장은 제자들에게 ‘황쌤’이라고 불린다. 학생들은 원장인 그가 어려울 만도 하지만 그를 편하게 생각해 친근하게 황쌤이라고 부른다. 황 원장은 “눈높이를 같이하는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며 “아이들이 보다 재밌게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그는 의약식품을 전공했다. 20대 때에는 한국식품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학원강사인 아내를 만나면서 교육사업에 뛰어들었다. 청소년, 청년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본 아내가 학원 운영을 권유했다고. 이에
순성면 성북2리에 위치한 ‘자연그대로 블루베리(대표 김성욱)’에서는 농가 이름처럼 자연 그대로의 방식으로 블루베리를 키운다. 김성욱 씨는 “식물은 여건이 맞지 않아도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뿌리를 내리고 산다”며 “환경이 열악할수록 생명을 유지하고 종족을 보존하고자 하는 것이 생물의 본능이기 때문에 더욱 강해지고 영양성분은 점점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어 “고유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농작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씨는 지난 2005년 서울에서 당진을 찾았다. 농사 지을 작물을 고민하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 가족역량강화지원사업팀에 근무하고 있는 이중문 씨는 당진지역의 취약가족과 위기가족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대상 가족들과 만나지 못하다가 최근 사업 운영을 재개하게 돼 설렘을 가득안고 일하고 있다. 이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대상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유선상으로 안부를 주고 받았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 씨는 학창시절 현실을 도피하고자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이어온 독서생활은 지금까지 이 씨의 오래된 취미생활이다.
지난 한 해 동안 14명의 당진시민들이 당진시대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소개했다.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책부터 최근에 읽은 요즘 시대상을 반영한 책까지 시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여러 책이 지면에 소개됐다. 이 가운데 꼭 읽어봐야할 책 6권을 선정해 소개한다. 박종육 좋은이웃노인전문요양원 원장 추천이스라엘 출신 유발 하라리가 쓴 는 인류의 기원을 통해 현재를 설명하고, 지금의 인류가 어떠한 미래를 열 것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로 다른 종들
아버지와 딸과 아들이 함께 책을 읽는다. 자녀들은 어렸을 때부터 책으로 둘러싸인 아버지의 서재에서 놀며 자랐다. 아버지가 독서를 강요하진 않았지만 늘 책을 가까이 하며 지냈기 때문에 자녀들 또한 독서는 일상이었다. 오랫동안 길들어진 습관은 어른이 될 때까지 이어졌고, 책을 읽고 가족들과 대화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도 자연스럽게 삶에 물들었다.우강면주민자치회장인 문수일(67) 씨와 딸 문한나(38) 씨, 그리고 아들 문지훈(33) 씨가 함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 대통령기 제40회 국민독서경진대회 우수상 수상했다. 당진시 예선부
흙도 그냥 흙이 아니고 산성토였다. 국민학교 4학년부터 시작된 힘겨운 가난의 굴레 속에 학교 기성회비를 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리누롱지가 하루 식사의 전부였다. 중학교 입학금도 마감 3시간 전에 겨우 도지를 얻어 해결할 정도로 어려웠다. 한창 배고플 나이였음에도 중학생으로 지낸 3년 동안은 아침 한 끼와 10원짜리 풀빵 2개가 전부였다. 바짝 마르고 말 없는 학생이었다.지난 1월 국민건강보험공단 당진지사장으로 부임한 구본세 지사장이 직접 전한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대호지면 장정리가 고향인 그는 어려운 시절을 살면서도 그
코로나19는 일상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혹자는 “더 이상 코로나19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앞으로 새로운 바이러스들이 계속 나타날 것이고, 많은 것들이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대체되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ZOOM(줌)과 같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이 보편화되고 있듯 사람들이 서로 모이거나 만나지 않아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대,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릴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인류의 문명은 더 발전할 것인가, 아니면 고립될 것인가 하는 고민들이 사회
더위가 한 풀 꺾이고 제법 상쾌한 바람이 부는 9월은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코로나19로 여행이 쉽지 않은 요즘, 방구석에서 세상 곳곳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세계적인 화가들이 그린 명작에 대한 소개부터 계약직 노인 노동자의 이야기, 그리고 삶과 죽음 앞에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다양한 책들이 준비돼 있다. 당진시립도서관에서 추천하는 9월의 책을 소개한다.
흔히 20대 대학 시절을 생각하면 싱그러운 청춘을 상상하지만 기지초등학교 홍순조 수석교사에게 그 시절은 참 배가 고팠다. 빠듯이 수업료를 내고 나면 고작 하루에 한 끼를 겨우 먹으면서 버티던 시절이었다. 사는 게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했던 당시에 운명처럼 책 한 권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살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어려운 형편에 새 책을 사는 건 엄두도 못 냈던 그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컸던 탓에 중고책을 모으는 취미를 갖고 있었다. 그 와중에 그는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러브 클래스’ 강의를 모은 책
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어떤 빛나는 꽃들도다 젖으며 피었나니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힘든 순간에 위로를 주는 건 때때로 사람보다 시 한 소절, 책 한 권일 때가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글을 통해 만난 누군가가 “괜찮아, 너만 그런 게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것처럼 느껴질 때,
아이는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리고 그 아이를 위해 읽었던 한 권의 책은 가족 전체를 변화시켰다.그림책놀이 및 전래놀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재현 씨는 10년 전 당진에 왔다. 3살이었던 첫째아이(신민경)에게 한창 책을 읽어주던 그 무렵, 단순히 글자만 읽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당진시립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그림책 강의를 듣게 됐다. 과거엔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그가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 그림책놀이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강의까지 하게 된 것이다.그중에서도 가장
어느덧 봄이 지나고 무더위가 찾아오고 있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사그라질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한적한 바닷가에 누워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마냥 책을 읽고 싶어지는 날, 당진시립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한 6월의 책을 펼쳐보자. 일반그럴 땐 바로 토끼시죠글 지수 / 카멜북스살다 보면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다. 작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하기 싫은 일은 적당히 미루고 좋아하는 일은 마음껏 즐기면서, 온갖 오지랖과 충고로부터 나를 지키는 일상 속 작은 실천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토끼툰은 덤.
설령 이타카가 보잘 곳 없는 곳일지라도이타카는 너를 속인 적이 없다너는 길 위에서 경험으로 가득한 현자가 되었으니 이타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미 이해했으리라 그리스의 시인 콘스탄틴 카바피가 지은 라는 시의 마지막 연이다. 이타카는 그리스에 위치한 섬으로 신화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고향이다. 이 시는 이타카라는 이상향을 향해 떠나는 여행길에 대한 시다. 정미면 천의리 출신인 권하영(父 권종덕 · 母 유흥주) 씨가 지난 2016년 미국과 남미 지역을 3개월 동안 여행할 때, 이 시를 곱씹으며 여행의 의미를 되새겼다. 마음 속
남들과 달라지고 싶은 욕망과, 남들과 다른 모습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공존한다.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우리’와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배제하고, 자기 자신이 배제될까 두려워서 남들과 같아지려 애쓰는 이중적인 모습을 누구나 갖고 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는 말처럼 스스로 고민하지 않으면 우리는 누군가를 배제하고 소외시키는 것에 쉽게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한쪽 귀가 처진 토끼 이야기쉽고도 짧은 그림책 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귀여운 그림에 알록달록한 색채가 아이들